‘호호 브라더스’ 언제 함께 웃을까?…강정호·박병호의 엇갈린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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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왼쪽) 선수와 박병호 선수. 사진 동아DB·AP
강정호(왼쪽) 선수와 박병호 선수. 사진 동아DB·AP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의 강정호가 시즌 9호 홈런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15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한 뒤 올 시즌 뒤늦게 합류한 강정호의 활약은 현지에서도 놀라운 일이다. 피츠버그의 수석트레이너 토드 탐¤은 “운동선수에게 그런 복합적인 외상은 처음 봤다”며 강정호의 부상이 교통사고에 준했다고 말했고 제프 브랜슨 타격코치도 “(부상 후 첫 타석부터) 망설임이 전혀 없다. 디딤 발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기우였다”고 말했다.

반면 강정호와 함께 넥센의 중심 타선을 형성했던 미네소타의 박병호는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강정호가 재활에 여념이 없던 4월, 박병호는 시즌 개막전부터 안타를 치며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는 듯했다. ‘한국에서 강정호가 3번을 칠 때 4번을 치던 그 타자’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세 번째 경기에서 홈런포를 쏘며 자신의 힘을 증명했다. 강정호가 복귀하던 5월 6일에 강정호는 멀티 홈런을, 박병호는 멀티 안타를 치며 ‘호호 브러더스’의 동반 활약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썼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오래가지 못했다. 박병호는 5월 8일부터 3경기 연속, 5월 18일부터 4경기 연속 침묵했고 6월 들어서도 10일부터 3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15일 LA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도 빠졌다. 그 사이 타율은 0.207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호호 브러더스’의 엇갈린 행보를 어떻게 볼까. 대니엘 김 KBSN 해설위원은 “오늘 강정호 홈런 장면을 보면 여유가 느껴진다. 작년 한 시즌을 경험하며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공을 던지는지 이해를 잘하고 있다”며 “지난 시즌 성공으로 여유를 좀 찾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병호의 최근 부진을 “쫓고 쫓기는 투수와 타자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4월 한 달간 박병호가 활약하면서 어떤 코스의 공을 잘 치고 어떤 공을 기다리는지 노출되자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박병호의 약점을 공략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김 위원은 “상대 투수가 몸쪽 빠른 공으로 집중 공략하거나 박병호가 전혀 생각지 않은 타이밍에 변화구를 넣는 모습도 보인다. 박병호도 투구 패턴을 다르게 생각하면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박병호가 컨디션이 좋았던 4월에는 실투를 홈런으로 연결시켰는데 요즘 실투 몇 개를 놓친 뒤로 공에 끌려가는 듯한 모습”이라며 “박병호가 배트스피드에서 강정호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 공 하나하나를 다 머리 속에 넣으려하기보단 단순한 노림수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희섭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이미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11개의 홈런을 친 박병호는 이름만으로도 위협적이다. 박병호가 자신 없는 표정을 지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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