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과 환호 사이…뒤숭숭했던 전북의 하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25일 05시 45분


전북현대 레오나르도(10번)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2016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 전반 29분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전북은 심판매수 혐의로 뒤숭숭해진 분위기 속에서도 멜버른을 2-1로 꺾고 1승1무로 대회 8강에 올랐다.전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전북현대 레오나르도(10번)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2016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 전반 29분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전북은 심판매수 혐의로 뒤숭숭해진 분위기 속에서도 멜버른을 2-1로 꺾고 1승1무로 대회 8강에 올랐다.전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심판매수 사태에도 1만여 관중 입장
레오나르도 2골…멜버른 꺾고 8강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는 전직 심판 2명에게 구단 소속 스카우트가 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큰 비난을 사고 있다. 검찰의 수사상황 발표 후 하루가 지난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선 전북-멜버른 빅토리(호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열렸다. 분위기는 역시 뒤숭숭했다. 홈경기 준비에 사태 수습까지 정신이 없었던 구단 직원들의 표정은 딱딱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구단 고위관계자는 서울 양재동 모기업(현대자동차) 본사로 올라가 사건경위를 보고하고 대책회의를 했다. 500만원이 ‘심판매수’를 위함이란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우승(성적) ▲클럽하우스(인프라) ▲유소년시스템 등을 해결하며 어렵게 쌓아올린 성과가 일순간에 무너질 뿐 아니라, 모기업의 타격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이날 현장을 찾아 직접 분위기를 살펴본 모기업 담당자들의 모습이 비상국면임을 입증했다.

선수단의 발걸음도 가벼울 리 없었다. 킥오프(오후 7시) 1시간 반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으나, 평소와 행동이 달랐다. 평소에는 도착 직후 잔디 적응을 하고 경기시작 1시간 전 몸을 풀곤 했다. 그러나 이날 전북 선수들은 오후 6시25분이 넘어서야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몸을 덥히는 것보다 심적 안정을 기하는 것이 먼저였다. 자연스레 팀 미팅이 길어졌다.

여론은 냉각된 상황. 각종 게시판에 ‘매수’란 단어가 계속 등장한다. 얼마 전까지 찬사를 받던 구단이 조롱거리가 됐다. 서포터스(MGB·매드그린보이즈)는 ‘매수그린보이즈’, 또 경기에서 이길 때면 선수단과 관중이 어깨동무를 하고 부르는 응원가 ‘오오렐레’는 ‘매수렐레’로 바뀌었다.

그래도 썰렁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관중은 1만2811명이 입장했다. 그 덕인지 전북은 전반 29분과 후반 26분 터진 레오나르도의 연속골에 힘입어 멜버른을 2-1로 누르고 원정 1차전(17일) 1-1 무승부를 포함해 1승1무로 대회 8강에 올랐다.전주 | 남장현 기자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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