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밀워키 상대 시즌4호 솔로…연이틀 대포 쾅!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1일 05시 45분


미네소타 박병호(가운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미네소타 박병호(가운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친정팀 넥센도, 메이저리그도 놀랐다

강정호보다 섬세한 박병호 걱정했는데
타격·심리적인 것까지 치밀하게 준비
ML 슈퍼스타들과 당당하게 홈런 경쟁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박병호(30)가 또 넘겼다. 두 경기 연속포로 시즌 4호 홈런이다.

박병호는 20일(한국시간) 홈구장 타깃필드에서 열린 밀워키전에 6번 1루수로 출전해 2-5로 밀리던 8회말 타일러 손버그의 시속 126km 커브를 잡아 당겨 좌측담장 2층 관중석(비거리 126m)에 꽂았다. 최근 4경기에서 3홈런을 쏟아냈다. 팀 홈런랭킹 1위이자 아메리칸리그(AL) 홈런 1위 그룹에 불과 1개차다. 박병호는 홈런에 앞서 2회 첫 타석에서 밀워키 선발 윌리 페랄타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2연속경기 멀티히트로 타율을 0.233(43타수10안타)까지 올렸다. 미네소타가 5-6으로 패해 5연승에 실패(4승10패)한 것만 아쉬웠다. 12경기에서 4홈런, 10.75타수 당 홈런이 생산되고 있다. 이제 KBO리그 홈런왕을 넘어 메이저리그의 거포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친정’ 넥센이 보는 박병호

피츠버그 강정호(29)에 이어 박병호를 메이저리그에 연착시킨 친정팀 넥센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를 들은 적이 있다.

“강정호의 성공은 의심한 적이 없다. 반면 박병호는 조금 걱정한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성격의 차이 때문이다.”

강정호는 자신이 미국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역경이 닥쳐도 잠시일 뿐이라고 봤다. 그런 의연한 정신력이 낯선 환경에서 주눅 들지 않고 제 실력을 낼 수 있게 유도했다. 반면 세심한 박병호는 초반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위축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박병호의 홈런 퍼레이드를 보면서 넥센 내부에서도 일말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넥센 관계자는 “역시 KBO리그 최고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고 감탄했다. 오히려 박병호의 성격이 빠른 적응에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 자신의 성격을 잘 아는 박병호는 메이저리그가 만만치 않은 곳임을 인정하고 자신을 낮췄다. 그 대신 철저하고 치밀하게 준비했다. 타격폼은 말할 것도 없고, 심리적인 대비까지 한 것이다. 삼진이 많아도 박병호가 의연할 수 있는 건 이런 상황에 대처하려는 마음의 각오가 서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가져갔고, 서서히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 우리보다 메이저리그가 더 놀라고 있다

박병호는 9일 캔자스시티전(좌월·비거리 132m) 17일 LA 에인절스전(중월·141m) 19일 밀워키전(우월·129m)에 이어 다시 126m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 비거리로 평가하면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등 메이저리그의 파워히터 누구와 비교해도 실례가 아니다.

미국 현지에선 ‘박병호가 2할 초반 타율에 20홈런 이상만 쳐내도 성공적’이라는 예상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 박병호는 2할 중반 타율에 30홈런을 해내도 이상하지 않을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KBO리그에서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할 때 박병호는 단순히 힘만 앞세운, 목동구장의 수혜만 입은 타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타격폼을 진화시켰다. 메이저리그에 가서도 개선을 멈추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즐거운 아침을 선물 하겠다”는 약속을 성실하게 지키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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