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유나이티드에게 17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6라운드 원정경기는 아주 특별했다. 1-0 으로 이긴 제주의 라커룸은 떠들썩했다. 선수단과 동행한 구단 직원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이유가 있었다.
● 고생길이 된 울산 원정
제주 조성환 감독은 다음날 오후 4시로 예정된 울산전이 걱정됐다. 이동에만 6시간이 넘게 걸려 선수들의 생체리듬이 깨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조 감독은 울산전 직전까지 선수들에게 “다 잊고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당부했지만, 내심 고전을 예상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 덕분에 소중한 승점 3을 챙겼다.
● 값진 시즌 첫 무실점과 원정 승리
이날 제주의 승리는 2가지 측면에서 가치가 컸다. 올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를 했다. 상주상무와의 5라운드 홈경기에서 제주는 4-0으로 앞서다 2골을 내줬다. 승리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지난해(56실점)보다 실점 30%를 줄이는 것이 올 시즌 제주의 목표 중 하나다. 그러나 5라운드까지는 매 경기 골을 허용(8실점)했다. 울산전에선 달랐다.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해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또 하나는 지난해보다 빨라진 원정 첫 승이다. 제주는 수년째 ‘안방을 떠나면 약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 지난해에는 10경기 만에 원정 첫 승을 신고했다. 그 전까지는 원정에서 3무6패에 그쳤다. 조 감독은 올해도 원정에서 약하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걱정했다. 개막 후 원정 2연패 중이었다. 그러나 울산전 승리로 올 시즌에는 3경기 만에 원정 승리를 따냈다. 원정 징크스를 털어버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