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ML 개막 앞둔 박병호 “자신감 잃지 않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4일 05시 45분


미네소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며 ‘한국산 거포’ 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박병호는 3일(한국시간) 스포츠동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얻은 시간이었다”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미네소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며 ‘한국산 거포’ 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박병호는 3일(한국시간) 스포츠동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얻은 시간이었다”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 메이저리그 개막…자신감 넘쳤던 미네소타 박병호 본지 단독인터뷰

Q1:시범경기서 과감하게 휘두르던데…
어차피 낯선볼…내스윙 실험

Q2:히팅포인트를 앞당겼다고…
150km와 싸움…더 간결하게

Q3:팀에 잘 녹아드는것 같은데…
동료들이 라면집 찾아서 초대

Q4:내일 ML 개막전 맞이하는 소감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생겼다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는 3일(한국시간) 워싱턴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두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딱 한 장이었지만, 그 제목이 주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미네소타 트윈스 2016 로스터.’ 선택받은 25인의 선수 중 내야수 6명 사이에 박병호(30)의 이름이 있었다. 백넘버 52번, ‘PARK’이 새겨진 유니폼 여러 장이 미네소타 클럽하우스의 옷걸이에 걸려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박병호가 실력으로 일군 결과다.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박병호는 ‘KBO리그의 홈런왕이 천하의 야구 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라며 의문시하던 시선을 돌려놓은 시간이었다. 총 20경기에 출장해 55타수 15안타(타율 0.259) 3홈런 13타점에 장타율 0.466을 기록했다.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두고 박병호의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 말 한마디마저 무심코 내뱉지 않는 박병호다운 신중함은 여전했지만, 그렇기에 조심스레 퍼져 나오는 자신감은 오히려 더 믿을 만했다.

시범경기 최대소득은 ‘자신감’

-여기까지 온 소감은?


“시범경기 기간 걱정된 부분은 새로운 공을 던지는 새로운 상대를 만난다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있다. 플로리다에서만 (시범)경기를 하다 2일부터 메이저리그 구장(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처음 해보니 분위기부터 다르더라. 이런 적응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이고, 정규시즌 개막전에 들어가면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임하겠다.”

-실제 겪어본 메이저리그는 어땠나?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상대 투수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내가 (진짜) 메이저리그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범경기 기간) 더 공격적으로 대응(스윙)한 것도 있다. 상대 투수들도 나를 잘 모르니까, 어떤 타자인지 보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감은 있다. 그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스스로는 시범경기에 몇 점을 주고 싶나?


“모르겠다. 투수 적응은 한 70점?(웃음) 새로운 투수들을 만나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팀 선수들과 잘 지내는 것은 문제없다.”

● 적응은 나의 몫!

-타격 전문가들은 KBO리그 시절보다 메이저리그에 간 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둔다고 평가한다.


“여기 투수들의 구속 자체가 150km는 기본으로 던지니까, 타격 포인트가 늦으면 아예 대처를 못한다. 투수가 힘이 있으니 내가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여기 투수들은 싱커 구사비율이 높다. 깨끗한 직구가 없더라. 좋은 타이밍에 맞아도 땅볼이 될 때가 있다. 볼의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빗맞는 것이다. 간결한 스윙을 해야 한다.”

박병호 “개막 3연전 김현수와 대결? 서로 응원”


-볼넷이 1개밖에 없었다.

“볼넷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상대 투수들이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과감하게 대응했다. 볼카운트가 몰려서 삼진을 당하는 것보다 좋은 타이밍에서 타격하려고 했다. 그리고 상대 투수들이 나와 붙으면 볼을 많이 안 던졌다.(웃음)”

-세인트루이스 오승환과 맞대결 때 미소가 화제였다.

“나는 집중해보려고 했는데 (오)승환 선배가 마운드에서 먼저 웃었다. 그래서 나도 웃었다. 한국이라는 먼 나라에서 온 선수들끼리 투타 대결을 한다는 자체가 재미있었다. 정규시즌 세인트루이스와 경기가 없으니 승환 선배와 더는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데…. 한국에 있는 팬들이 좋아하셨을 것 같다.”

-4월 5일부터 열리는 개막 3연전을 김현 수의 볼티모어와 한다.

“김현수와의 대결은 아니지 않나? 서로 잘하라고 응원해주는 입장이다. 각자의 팀이 승리하도록 노력만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무슨 대결이냐? 팀은 다르지만 한국선수들끼리 경기 한다는 자체가 좋은 것이다.”

-1루수가 아닌 지명타자에 적응이 됐나?

“잘 적응하고 있다. 적응은 나의 문제이니까 적응한다. 지명타자라고 생각하며 (머릿속) 패턴을 움직인다.”

● 박병호 위해 라면가게 찾아주는 정 많은 동료들

-팀에 아주 잘 융화된 것 같다.

“내가 우리 팀에서 가장 영어를 못하는 선수다.(웃음) 어제(2일) 워싱턴전 후 주축 선수 몇이 나를 식사에 초대했다. 내가 아시아 사람이라고 이곳에서 유명한 라면집을 찾아놓은 것이었다. (글렌) 퍼킨스. (브라이언) 도지어, (트레버) 플루프, 그리고 통역(김정덕 씨)까지 다섯 명이 같이 갔다. 기분 좋게 계산은 내가 했다.(웃음) (영어가 서툴다고) 구석에 혼자 있으면 안 좋은 것 같다. 통역이 없을 때도 말을 걸고 그러니까 잘 챙겨준다. 내가 먼저 최대한 하려고 노력한다.”

-얼굴이 밝다.

“미네소타 팀 문화가 그렇다. 마이너리그 선수들 중 오늘(3일) 경기 후 탈락하는 선수도 있는데 전혀 가라앉지 않는다. 야구를 잘하건 못하건, 베테랑이건 아니건 모두 친밀하게 지낸다. 덕아웃 분위기가 장난 아니다. 경기에 패해도 다음날이면 털고 야구를 즐길 줄 아는 선수들이 모였다. 문화 자체가 다르니 (야구가 안 된다고)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 섞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4월 5일이면 대망의 개막전이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 처음 해보니까 기분이 새롭다. 볼티모어와 개막전인데, 첫 경기이고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다. 얼마나 편하게 마음을 먹느냐가 중요하다. 시범경기에서 자신감을 얻고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게 하겠다.”

-KBO리그의 지존타자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신인이다.

“동료들이 한국에서 내 성적을 알고 있어 루키 취급하지는 않는다.(웃음) 알아서 내가 많이 한다. 타격훈련 직후 공 줍는 것부터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여기서는 베테랑도 공을 나른다. 나이로 치면 내가 베테랑급이지만 먼저 나서서 하고, 스스로 낮춰서 동료들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워싱턴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