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 “독보적 꼴찌? 늘 다크호스정도로 지목 됐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1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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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프로야구 최대의 물음표는 넥센이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떠받쳤던 ‘대들보’를 잃었기 때문이다. 홈런왕 박병호, 에이스 밴헤켄, 중심타자 유한준, 마무리 손승락은 팀을 떠났다. 필승조 한현희와 조상우는 팔꿈치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미안하지만 넥센은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서 빼고 싶다. 그 외에는 다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 고척돔에서 만난 넥센 염경엽 감독은 주위의 우려가 서운하다고 했다. “언론의 5강 예상을 보면 우리가 독보적인 꼴찌더라. 그동안 우승 후보는 아니었지만 늘 다크호스정도로는 지목 됐는데 마음이 상하더라(웃음).”

염 감독은 팀의 변화를 예고했다. “사실 방망이로 우승하고픈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쉽지 않더라. 영원한 강자가 되려면 일단 기본이 돼야하고 모든 스포츠의 기본은 ‘지키는 것’이다. 앞으로 3년은 ‘지키는 야구’를 하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는 “(조)상우에게 수술과 재활을 위해 1년의 시간을 준 건 투수를 키울 공간을 열기 위한 것이다. 상우 1명이 나가면 투수 3명이 그 자리에서 성장할 수 있다. 내년에 조상우, 한현희, 강윤구(군복무)가 합류하면 넥센도 투수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선수를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3년 전 강정호가 미국에 갈 거라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3년 전 박병호는 또 어떤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올라온 김민성, 서건창도 3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채태인, 서건창, 이택근에게 기둥 역할을 맡기고 다른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염 감독의 올 시즌 계획이다. “김택형과 박동원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한 그는 김택형과 박동원을 국내 정상급 불펜 투수와 포수로 키우겠다고 했다.

국내 최초의 돔구장에서 관중을 맞을 그에게 ‘넥센 감독으로서 이것만은 보장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묻자 “프로는 무조건 실력이다. 재미없는 영화 두 번 세 번 보나? 재밌는 야구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그의 눈에 비친 넥센 야구는 어떤 영화일까. “스파이 영화 아닐까요. 디테일과 다이내믹함이 겸비된.(웃음).”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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