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MVP 이승현 “승진이 형 막느라 허리 끊어지는 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31일 05시 45분


오리온 단체. 스포츠동아DB
오리온 단체. 스포츠동아DB
■ 오리온의 유쾌했던 우승 뒷풀이

축하주에 세례에 추 감독 조기퇴근
마음고생 털어낸 이현민 환한 웃음꽃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에 오른 오리온은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사진) 6차전을 마친 29일 늦은 시간 고양체육관 인근 대형 식당에서 뒤풀이를 했다. 오리온 선수단의 잔치 뒷이야기를 묶어봤다.

● 이승현의 ‘KBL 두목’ 기준은 양동근

프로 2년차 이승현은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그는 ‘KBL 두목이 된 것 같다’는 말에 번번이 고개를 저었다. 정답을 얘기한 공식 인터뷰와 뒤풀이는 달랐다. 이승현은 “(양)동근이 형 정도는 돼야 한다.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양동근(모비스)은 정규리그 MVP를 4회, PO MVP를 2회 수상했다. 이승현은 챔프전에서 맞붙은 KCC 하승진에 대한 수비 비결을 묻자 “무조건 버텼다. (하)승진이 형이 워낙 힘이 좋아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 김동욱 “전주 다시 가는 게 싫어 달려”

김동욱은 챔프전 마지막 경기가 된 6차전에서 3쿼터까지 혼자 21점을 넣었다. 이번 시리즈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을 3쿼터까지 이미 넘어섰다. 폭풍처럼 터지는 김동욱의 득점에 KCC는 일찌감치 두 손을 들었다. 김동욱은 “전주에 다시 가기 정말 싫었다. 그래서 시작부터 마음먹고 공격했는데 잘 됐다”며 크게 웃었다. 그는 뒤풀이에서도 거세게 달렸다.

● 비주(酒)류 추일승 감독의 조기 퇴장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가장 먼저 뒤풀이 장소를 떠났다. 평소 술이 약한 추 감독은 우승한 날인만큼 분위기를 냈다. 축하주를 엄청 마신 것. 오리온 프런트는 평소 주량을 넘어선 추 감독을 챙겨 조기에 귀가시켰다. 얼큰하게 술이 오른 와중에도 추 감독은 “우승은 언제나 나의 첫 번째 목표였다”며 감격스러워했다.

● 여전히 뜨거운 형제들의 우승경쟁

오리온 조상현 코치의 쌍둥이 동생은 kt 조동현 감독이다. 조 코치는 “동현이가 모비스에서 코치로 있을 때 챔피언에 올라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이번에는 내 순서가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형제 선수인 오리온 문태종도 마찬가지. 동생 문태영(삼성)은 모비스에서 3개의 우승반지를 챙겼다. 문태종은 “동생이 더 이상 놀리지 않게 됐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 마음고생을 모두 털어버린 이현민


조 잭슨에 가린 이현민은 챔프전서 백업 포인트가드로 팀에 기여했다. 용병 1명이 뛰는 1쿼터에 7∼8분 정도를 책임졌다. 6차전 1쿼터에는 전태풍(KCC)을 잘 막았고, 어시스트를 4개나 올렸다. 그는 “이전에 PO 무대에서 부진했던 기억 때문에 부담이 컸다. 벤치에서 오래 쉬다가 뛰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었다. 잘 마무리돼 다행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 장재석 “슛은 태종이 형도 인정했다(?)”

장재석은 이번 챔프전에서 출전 기회가 정규리그 때보다 많진 않았지만, 리바운드와 골밑 슛에서 제 몫을 다 했다. 그는 중거리슛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자 “연습할 때 잘 들어간다. (문)태종이 형도 내 슛을 인정했다”고 항변했다. 옆에 있던 이현민은 “연습 때는 (장)재석이가 1등, 내가 2등이다. 그런데 실전에선 아니다”고 말해 모두를 웃겼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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