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프로야구 KIA가 임창용(40)과 계약했다는 소식을 들은 한 누리꾼은 이렇게 평가했다. 영입 과정에서 비판은 따르겠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택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KIA가 전격적으로 임창용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는 팬심의 변화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던 선수들 중에서 제일 먼저 벌금형(1000만 원)을 받을 때만 해도 임창용에 대한 여론은 비난 일색이었다. 그러나 같은 처분을 받은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로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임창용 역시 지난해 말 사과문 발표 이후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점점 동정론을 얻기 시작했다.
여기에 소위 ‘광주 지역 민심’도 큰 영향을 끼쳤다. 광주 진흥고 출신인 임창용은 삼성에서 뛰던 시절에도 “선수 생활 마무리는 고향 팀에서 하고 싶다”고 곧잘 말해 KIA 팬들의 마음을 얻었다.
KIA는 지난해 마무리로 뛰던 윤석민(30)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믿을 만한 소방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물론 임창용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정규 시즌 경기의 50%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아 시즌 초반에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하지만 KIA가 후반기에 순위 싸움을 벌이게 되면 임창용의 존재는 천군만마와 다름없게 된다. 우천 순연 경기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면 임창용은 6월 24일부터 출전할 수 있다.
발표 시점도 구설을 피하기 좋은 시점이었다. KIA는 처음 임창용 영입 소문이 돌 때부터 계속 부인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같은 오프시즌이라고 해도 개막 직전은 다르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응원 팀의 시즌 전망에 집중된 시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은 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리는 날이어서 동료 선수들의 입을 빌려 ‘지원 사격’을 얻기에도 ‘길일’이었다. 실제로 이범호(35)와 윤석민은 미디어데이에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임창용은 연봉 3억 원을 전액 기부하고, 재능 기부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괌에서 개인 훈련을 하다 28일 귀국한 임창용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KIA 구단에 여러 번 (입단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는데 받아줘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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