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은 선수단 운영의 원칙이 명확하다. 일례로 스프링캠프나 시범경기에서 선수들간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않는다. 일찌감치 베스트라인업을 정해놓고 선수들에게 통보한다. 이미 넥센은 개막전 라인업이 나와 있다. 이유가 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을 스프링캠프나 시범경기에서 내부경쟁을 시키면 거기서 이기려고 애를 쓰다가 체력을 모두 소진한다.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정작 싸울 힘이 없다”며 “경쟁은 시즌 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선수들이 납득할 만한 베스트라인업을 정해놓고 캠프를 치른다”고 설명했다.
단, 여기서 염 감독이 말하는 주전의 의미는 고정불변의 절대 권력이 아니다. 염 감독은 “주전은 그야말로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일 뿐이다. 주전이 되면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한다. 자리를 비우는 순간 새로운 선수가 그 자리를 메운다. 그렇게 들어간 선수가 잘 하면 감독은 그 선수를 계속 기용한다. 주전이 아닌 선수들은 그 틈을 노리고 준비를 할 것이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의 내부경쟁이다”고 말했다.
실제 허도환(32·한화)과 박동원(26)의 운명이 그랬다. 염 감독은 “(허)도환이가 잘 해주면서 우리 팀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2013시즌)에 올라갈 수 있었고, 그게 감독으로서 고마웠다”고 말하면서도 “이듬해 (허)도환이가 장염으로 하루 자리를 비웠을 때 (박)동원이가 투입돼 3타수 2안타를 쳤다. 다음날 또 냈더니 또 3타수 2안타를 쳤다. 그러면서 조금씩 (박)동원이가 주전자리를 꿰찼다”고 회상했다. 2013년 허도환에게 한 차례 자리를 뺏겼던 박동원이 뒤에서 칼을 갈며 준비하다가 자신의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염 감독은 “감독은 어차피 잘 하는 선수를 기용한다”며 “주전은 주전답게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를 치러야하고, 비주전은 주전이 틈을 보일 때 자리를 꿰차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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