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해 달린다’ 에루페, 국내 마라톤 대회 새 역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0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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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위해 달리겠다’는 뜻의 ‘오주한(吳走韓)’이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는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케냐)가 국내 마라톤 대회 역사를 다시 썼다.

에루페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주경기장까지 달리는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 대회인 2016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7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5분13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2012년 이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개인 최고이자 국내 개최 대회 역대 최고기록인 2시간5분37초를 24초나 앞당긴 에루페의 기록은 올 시즌 세계 4위의 기록이다. 2011년 케냐 국내대회에서 처음 풀코스를 완주한 에루페는 그해 10월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 우승을 시작으로 6차례 출전한 한국 대회(서울국제 3회, 경주국제 3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록을 이어갔다.

초반부터 선두그룹을 벗어나지 않고 달리던 에루페는 32km 지점부터 맨 앞으로 나선 뒤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에루페는 35km 지점을 2012년 자신의 기록보다 57초나 빠른 1시간44분15초에 통과하며 국내 마라톤에서는 ‘꿈의 기록’인 2시간4분대 기록 달성 가능성을 높였지만 막판 스퍼트에서 힘이 조금 달렸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 뒤 귀화를 선언했지만 올 1월 대한체육회의 심의에서 귀화 결정이 보류된 에루페는 “4월 재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꼭 한국인이 돼 8월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2위 에번스 키플라갓 체베트(28·케냐·2시간5분33초)도 대회 신기록을 세워 서울국제마라톤이 ‘기록의 산실’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날 3위 마이크 키프루토 키겐(30·케냐)이 기록한 2시간6분10초도 역대 국내 개최 대회 5위의 기록이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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