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 “우승 후보 사양 않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8일 05시 45분


NC 김경문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NC 김경문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NC 대망론에 입 열다

“선수들이 부담감 안 느끼게 하는 게 우선
직관 아닌 데이터 야구…좌우놀이도 불사”


NC 김경문 감독(59·사진)은 말을 참는 스타일이다. 의중을 알기 어려우니까 사람들은 김 감독을 어려워한다. 김 감독이 선수단을 장악하는 하나의 통치술로 ‘침묵’이 작동한다. 야구계 절대다수는 올 시즌 NC를 우승 후보 1순위로 꼽는다. ‘지난해 2위 전력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데다 프리에이전트(FA) 3루수 박석민(31)을 영입한 야수진은 약점이 안 보인다’는 평가다. KBO리그에서 단연 돋보이는 명장이지만, 단 한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없는 김 감독이 ‘대망을 이룰 최적기를 맞았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런 ‘NC 띄우기’는 김 감독에게 무언의 압박일 수 있다. 17일 시범경기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엄살을 피우지 않고, 그답게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 우승 후보 NC? 마다하지 않겠다!

17일 롯데전 2-2 무승부로 NC의 시범경기 성적은 2승1무6패가 됐다. 하위권이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을 만나는 사람마다 “NC가 강하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법한데, 김 감독은 “그렇게 말하면 받아들이겠다. 다만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감독의 몫”이라고 밝혔다. “NC는 하던 대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NC의 훈련 분위기는 정규시즌과 흡사했다. ‘시범경기부터 진지하다’고 말을 건네자, 김 감독은 “연습은 실전처럼 하고, 실전은 연습처럼 해야 다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감독은 “NC에도 약점이 있다”고 말했지만, 굳이 부각하려들지 않았다. 일단 엄살부터 피우고 보는 옛날식 지도자와 달랐다. 그러나 담담하게 말하는 김 감독의 윗입술은 터져 있었다. 누구도 가늠할 수 없는 고독이다. 그는 “이맘때가 감독이 힘들 때”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모양이 아니라 실리를 추구할까?

‘김경문 야구’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모양에 집착하다가 실리를 잃는다. 큰 승부에서 치명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리빌딩 완성 이전의 두산과 신생팀 NC처럼 김 감독은 선수를 육성해야만 하는 언더독 팀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개척했다.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기 위해 상식을 깨야 할 상황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2016년 NC는 어쩌면 김 감독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력한 팀일 수 있다. 육성이 아니라 우승에 방점이 찍힐 시간이다. 김 감독의 한국시리즈 한(恨)을 풀 수 있는 기회다.

특유의 직관이 아닌 데이터에 입각한 야구를 할 구상도 내비쳤다. 그동안 김 감독이 경시했던 좌타자가 등장하면 좌투수를 올리는 식의 소위 ‘좌우놀이’도 불사할 태도다. 김 감독은 “지난해 2위 했다고 올해 그대로 유지되리란 법이 없다.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 NC가 4월부터 치고 나갈 정도는 아니다. 순리대로 가겠다”고 말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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