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 시즌 첫 승 ‘멘탈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4일 05시 45분


이보미. 사진제공|르꼬끄골프
이보미. 사진제공|르꼬끄골프
JLPGA 요코하마타이어 레이디스컵
4번째 연장승부 끝 회심의 버디 성공


“지치고 힘이 들었지만 참고 기다렸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상금왕 2연패에 도전하는 이보미(28·혼마골프)의 첫 우승은 ‘인내’와 ‘정신력’의 승리였다.

13일 일본 고치현 고난의 도사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요코하마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총상금 8000만엔·우승상금 1440만엔) 최종 3라운드. 이보미는 1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한 이후 16홀 동안 파 행진을 거듭하면서 지쳐있었다. 우승이 멀게만 보였던 순간 기적 같은 샷이 나왔다. 마지막 18번홀(파4).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리면서 나무 아래로 떨어졌다. 공을 그린에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다.

“홀까지 거리는 약 130야드 정도였고 나무가 앞을 가리고 있어 왼쪽 7∼8m 지점을 겨냥할 수밖에 없었다. 9번 아이언을 잡고 페이스를 오픈해서 페이드 샷을 쳤는데 그게 정확하게 맞았다. 홀 30cm에 붙으면서 연장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합계 8언더파 208타를 친 이보미는 가시와바라 아스카, 이지마 아카네(이상 일본)와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도 팽팽했다. 3번째 연장전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조금씩 지쳐가던 이보미는 다시 한번 이를 악물었다. 이보미는 “연장이 거듭되면서 조금씩 지쳐갔다. 그러나 내가 지친만큼 상대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다리면서 기회를 노렸다. 마지막 버디 퍼트가 떨어지는 순간 힘이 쫙 빠졌다”고 말했다. 긴 승부 끝에 찾아온 시즌 첫 우승이자 JLPGA 투어 통산 16승째 우승이다.

이보미는 2015년 일본 프로골프 사상 최다 상금(2억2049만7057엔)을 기록하며 JLPGA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올해 2년 연속 상금왕과 올림픽 출전이라는 큰 목표를 안고 시즌을 시작한 이보미는 우승으로 상금왕 2연패의 시동은 걸었다. 그리고 뒤로 밀려났던 올림픽 경쟁에도 다시 뛰어들었다. 이보미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위해 좋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겠지만 그때까지 후회 없는 경쟁을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이보미는 18일부터 열리는 티포인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3월 말 미국으로 떠나 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 출전할 예정이다. 한편 김하늘(28·하이트진로)은 7언더파 209타를 쳐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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