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스피드배구 재미는 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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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삼성화재에 연패 4위로… 감독 “초반 잘나가자 실력으로 착각”
4R도 험난… 에이스 문성민에 기대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다면 강팀이 될 수 없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선수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이번 주 코트 위에서 시즌 초반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은 13일 대한항공, 16일 삼성화재와 맞붙어 모두 패했다.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19일에는 1위 OK저축은행을 상대해야 해 승점 추가를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건 몰라도 경기가 정말 재미있어졌다”던 현대캐피탈 팬들도 어느새 ‘지는 패턴이 예년과 똑같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재미’는 허상에 가깝다. 최 감독 역시 “그저 운이 좋았던 것뿐인데 그걸 우리 실력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스피드 배구’를 도입한 첫 시즌이라고 해도 전반기를 4위로 마감하는 성적표로는 팬들을 납득시키기 힘들다.

4라운드도 녹록지 않다. OK저축은행은 여전히 리그 최강이고, 대한항공은 모로즈(28·러시아)라는 새 날개를 장착하며 고공비행 준비를 마쳤다. 그나마 삼성화재 그로저(31·독일)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 참가를 위해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게 현대캐피탈에는 위안거리다.

이럴 때는 에이스가 제 몫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문성민(29·사진)의 공격 점유율을 30.9%까지 끌어올리며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한 배구 관계자는 “관건은 문성민이 얼마나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문성민이 자기도 모르게 자기만 돋보이는 플레이를 하려고 할 수도 있다”며 “문성민에게 팀이 오히려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캐피탈이 가장 걱정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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