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5 슈퍼레이스]①열정·패기 가득한 ‘슈퍼1600 클래스’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12월 14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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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 프로리그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레이스 ‘슈퍼1600 클래스’는 4기통 1600cc이하 차량들이 참가하는 경기다. 출전 차종은 K3, 벨로스터, 아반떼, 프라이드 등으로 일반인들이 비교적 접근하기 쉬워 많은 참가가 이루워진다. 특히 올해는 매 경기 치열한 격전으로 모터스포츠 팬들을 즐겁게 했다. 30대 넘는 차량들이 일제히 출발하는 스타트 장면은 조금이라도 앞자리를 차지하려는 선수들간의 접전으로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했고, 곳곳에서 펼쳐지는 순위 다툼은 지루할 틈 없는 재미있는 레이스를 만들었다.

총 7번의 경기 중 지난달 18일 최종전에서 3명의 드라이버 김효겸(디팩토리), 정승철(투케이바디), 김성현(록타이트HK)이 챔피언 물망에 올랐다. 이날 김효겸이 2위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시리즈 우승을 확정 지었고, 정승철은 3위로 들어와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김성현은 1점을 추가하며 시리즈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슈퍼 1600 주인공들을 만나 소감과 내년 계획을 들어봤다.
2015 슈퍼1600 우승자 김효겸 선수.
2015 슈퍼1600 우승자 김효겸 선수.

-김효겸 선수, 2년 만에 슈퍼1600 우승 탈환 소감은.
“챔피언의 자리는 1년에 1명뿐인 자리이기에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함께 노력한 디팩토리 레이싱팀의 노고에 감사한다. 2013년 처음 시즌챔피언 때에는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우승은 팀과 함께 목표를 두고 노력하는 과정이 컸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정승철 선수, 1점차 2위다.

“올 시즌에서 5번 포디움에 섰지만 우승이 없었다. 마지막 경기는 종합포인트 동점인 상황에서 우승보다는 포인트 관리가 더욱 중요했는데, 공교롭게도 포디움 가산초로 후미에서 출발하는 상황이라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스타트 후 혼전상황에서 경합에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고, 김효겸 선수와의 경합 중 7번 코너 진입 전 접촉으로 추월을 허용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김성현 선수, 2015 시즌을 평가해 달라.
“슈퍼1600은 차량들과의 경합과 몸싸움이 가장 많아 흥미진진하고 또 순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차량들과의 경합, 몸싸움을 피하기 힘들다. 나 역시 다른 선수들과 같이 2015년에도 충돌과 푸싱을 많이 당했다. 하지만 당초 시즌에 임할 때 종합순위에 욕심이 없었고, 전 경기 완주를 목표로 임했기 때문에 어려움 속에서도 즐겁게 레이스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운도 따라 종합순위 3위까지 했다.”

-올 시즌을 사자성어로 비유하면.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며 함께 성장한다). 2k바디(2kbody)팀과 함께 시작해 14-15시즌 달려왔다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있었지만 모두 같이 합심하고 서로 도와 노력해 더 성장하길 기원한다(정승철)”.

“새옹지마(塞翁之馬). 어떤 것이 화가 되고, 복이 될지 예측이 어렵다. 레이싱도 선두로 달리다가도 차량의 트러블로 리타이어가 될지도 모르고 앞 차량의 사고로 인해 우승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항상 최선을 다해 완주하는 게 목표다(김효겸)”.

“거안사위, 유비무환(居安思危, 有備無患). 경기 중 타 차량에 의한 충돌과 사고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나머지 사건과 사고들은 내가 잘못 판단한 실수이거나 차량이 랩이 잘 나와 안일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거안사위하고, 항상 준비를 충분히 잘 하면 되기에 유비무환의 자세로 레이싱을 하고 있다(김성현).”

-각자의 레이싱 시작 계기가 궁금하다.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드라이브 테크닉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레이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처음에는 나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기 위해 도전하여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김효겸).”
2015 슈퍼1600 2위 정승철 선수.
2015 슈퍼1600 2위 정승철 선수.

“데뷔는 지난해 슈퍼레이스다. 하지만 이전부터 오프로드레이스 T그룹으로 동남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크로스컨트리랠리를 2003~2005년 참가 했고, 2005년도 종합우승을 했었다. 개인적인 사정과 결혼 등으로 지속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달래던 중 2013년도 RV아마추어 경기에서 종합우승을 하며 잠들어 있던 나의 욕망을 깨웠다(정승철).”

“내가 살던 고향은 산 좋고 물 좋고 한우로 유명한 전남 영암이다. 2011년 F1 코리아 그랑프리 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이것이 레이싱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다. 오피셜로 시작했고, 직접 경기를 본 후 2012년부터 제네시스 쿠페로 준비해 2012년 DDGT ST-300 클래스로 레이싱을 시작했다(김성현).”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와 고마운 사람들은 누군가.
“2,3전 더블 라운드이다. 2전은 2위로 마무리하고, 3전은 2위로 달리던 중 1위로 달리던 최정원 선수와의 1번 코너에서의 충돌로 리타이어 했다. 두 시즌을 지내면서 첫 리타이어였다. 많은 생각과 고민을 줬던 경기였고 가장 짜릿했다. 충돌 후 피트인해서 깨져버린 휠 2개를 교체하고 다시 코스인 하려는 중 체커기가 올라가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순위에 상관없이 체커를 받고 싶었다.

가장 고마운 사람들은 2k바디팀 강운섭과 김수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고의 셋팅과 컨티션을 유지시켜 시즌 5번의 포디움을 만들어준 최고의 멘토다. 그리고 CJ레이싱팀에도 고맙다. 올 시즌 바로 옆 피트를 사용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선수의 몸가짐, 마음가짐 등 너무 많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옆 피트에서 보낸 1년이 정말 도움되고 감사했다(정승철).“

“올 시즌은 개막전 우승이 가장 특별하다. 결승 4번째로 출발해 경기중반까지 순위 변화 없는 주행을 하면서 이대로 4위로 골인하겠구나 생각했지만, 선두 신동훈 선수가 스핀하며 기회가 왔고 마지막 랩에서 정승철 선수와 경합을 벌여 우승했다. 그리고 레이싱을 하면서 서킷에서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된 신부에게 가장 고맙다. 경기 때마다 따라와서 내조하면서 나보다 더 고생하고 있다. 앞으로 평생을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김효겸).”
2015 슈퍼1600 3위 김성현 선수.
2015 슈퍼1600 3위 김성현 선수.

“강원도 인제에서 열린 2전은 연습 주행 때부터 문제가 생겨 연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정근 치프와 손옥남 미케닉이 완벽한 셋팅으로 1초정도의 앞선 랩으로 예선전 폴을 찍었다. 결승 스타트 후 4랩부터 나타난 타이어 문제로 우턴 언더스티어가 심했지만, 2위 차량의 매너있는 경기와 백마커 도움으로 1위 자리를 지키며 폴투윈을 하는 행운을 가진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슈퍼1600에 데뷔해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한민관 선수의 도움이 컸다. 드라이빙에 대한 코치와 계획에 대해서 많은 도움과 조언을 줬다. 록타이트-HK에서 같이 했던 정회원 선수도 전륜구동에 대한 드라이빙 스킬을 원포인트로 잘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 록타이트-HK 최성익 감독님은 차량의 셋업을 최대한 나에게 맞출 수 있게 코멘트를 잘 들어줬고, 차량의 흐름도 최대한 원하는 대로 갈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받았다.

메인터넌스 다이노-케이 이승우 대표와 박정근 치프, 손옥남 씨는 빠른 랩을 계속 갱신해 갈 수 있도록 코멘트와 어드바이스를 해줬다(김성현)”.

-인생의 첫차는 무엇인가.
“첫차는 아반떼다. 대학교 입학기념으로 부모님을 졸라 수동 모델을 구입했다. 처음 튜닝이라는 것도 해보며 자연스레 레이싱의 길로 들어섰다(김효겸).”

“프라이드 DM 5도어 수동이다. 대학 1학년 때 부모님 차량을 운전하다가 잦은 사고로 금지 당했다. 고민하던 중 힘든 아르바이트를 여름 내내 해서, 중고 프라이드를 200만 원 정도에 샀다. 입대하기 전 1년 6개월 가량 많이 돌아 다녔다. 처음 내 차에 튜닝을 시작했고 부모님 몰래 타고 다녔다. 집에서 멀리 주차하고 다녔던 그때가 생각난다(정승철).”

“내 생에 첫 차는 유로 엑센트 1500cc 매뉴얼 차량이었다. 그때 튜닝과 자동차 경주를 알지 못했던 것이 매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의 첫 차로 전국 일주를 3번 정도나 할 정도로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운전하며 다녔다(김성현).”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2015 슈퍼1600 클래스(SUPER1600 CLASS)::
순위 / 이름 / 팀 / 시리즈 포인트
1위 김효겸 / 디팩토리 / 95점
2위 정승철 / 투케이바디 / 92점
3위 김성현 / 록타이트-HK / 6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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