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규 낮고 빠른 토스…스피드 배구 OK!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14일 05시 45분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의 우승 이후 V리그에선 스피드가 강조되고 있다.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의 빠른 토스와 송명근의 스피드가 지난 시진 챔피언 결정전에서 삼성화재를 꺾은 원동력이었다. 스포츠동아DB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의 우승 이후 V리그에선 스피드가 강조되고 있다.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의 빠른 토스와 송명근의 스피드가 지난 시진 챔피언 결정전에서 삼성화재를 꺾은 원동력이었다. 스포츠동아DB
OK저축銀 ‘스피드 배구시대’ 주도
속공·퀵오픈 앞세워 KB손보 제압

V리그에선 해마다 새로운 화두가 등장한다. 최근 몇 년간은 조직력이었다. 삼성화재 성공시스템의 키워드라고 봤다. 모두들 따랐다. 많은 훈련과 생활관리,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연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올 시즌의 패러다임은 ‘스피드’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업템포 1.0’ 배구를 들고 나와 스피드를 화두로 내세웠지만, 사실 다른 구단은 OK저축은행의 성공사례에 더 눈길을 뒀다. 7시즌 연속으로 우승했던 삼성화재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무너진 것은 OK저축은행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해서였다. 시몬이라는 특급 외국인선수의 존재감도 있었지만, OK저축은행은 이민규(사진)의 빠른 토스와 송명근의 스피드를 앞세워 삼성화재의 블로킹을 무력화시켰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OK저축은행 석진욱 수석코치는 지난 시즌 삼성화재와의 5차전 패배가 계기였다고 기억했다. 당시 리그 1위를 다투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삼성화재가 3-0 완승을 거뒀다. 시몬은 삼성화재 레오와의 높이 대결에서 졌다. OK저축은행은 무려 9개의 블로킹을 허용했다. 그 경기 후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시몬과 면담해 “높이보다는 스피드로 가야겠다”고 했다. 시몬은 자존심을 버리고 변화를 받아들였다. 그 결과가 챔프전 우승이었다.

배구는 장신이 유리한 경기지만 키 작은 쪽이 꼭 불리한 것도 아니다. 선천적 조건, 높이는 타고나지만 스피드는 훈련과 노력 여하에 따라 향상될 수 있다. 현재 국제배구의 추세도 스피드 강화다. 일본은 10여 년 전부터 스피드에 매달렸다. 완성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본 배구를 모델 삼아 V리그 모든 팀들은 속도전을 하고 있다.

스피드에서 승패가 갈린 KB손해보험전-OK저축은행전

13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OK저축은행전에서도 두 팀의 공격 스피드 차이에서 승패가 갈렸다. OK저축은행이 세트스코어 3-0(25-18 25-19 27-25)으로 쉽게 이겼다.

지난 시즌까지 KB손해보험은 에드가-김요한의 높이와 파워가 장점이었지만 느렸다. 올 시즌에는 세터 권영민과 외국인선수 마틴 덕분에 속도경쟁을 추구하게 됐지만, 시간이 필요했다. KB손해보험은 리시브가 흔들려 권영민이 손을 써볼 틈도 없이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 KB손해보험 강성형 감독은 흔들리던 김진만의 리시브 대신 손현종의 공격력으로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권영민-마틴 루트가 계속 OK저축은행의 블로킹에 막혔다. OK저축은행은 이민규의 손끝에서 나오는 퀵오픈과 다양한 속공, 파이프 공격 덕분에 성공률이 70%를 넘나들었다. KB손해보험은 45%에 그쳤다. 2번째 세트도 내준 KB손해보험은 3세트 들어 김요한-이강원 덕분에 듀스 접전까지 벌인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시몬은 20득점, 송명근은 15득점했다. 마틴은 9득점, 34.78%의 공격성공률에 그쳤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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