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이 벤치를 지킨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6일 05시 45분


KGC 전창진(가운데) 감독. 스포츠동아DB
KGC 전창진(가운데) 감독. 스포츠동아DB
연세대와 연습경기 후 자진사퇴…사실상 마지막 지휘

떠나는 순간까지 지도자의 본분을 잊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5일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내려놓은 전창진(52·사진) 감독이 자진사퇴 직전 연세대와의 연습경기에서 벤치를 지키며 팀을 이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15일 KGC 새 감독으로 부임한 전 감독은 당시 “좋은 구성원을 갖춘 팀을 맡아 기대되고 긴장된다”며 부푼 가슴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감독직을 수행한 기간은 채 한달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5월부터 전 감독은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혐의를 받아 경찰 조사를 받았고, 그동안 김승기, 손규완 코치가 대신 팀 훈련을 이끌어 왔다. 전 감독은 월봉도 KGC감독 부임 첫 달만 일부 지급받았을 뿐, 경찰 수사를 받는 동안에는 감독 업무 추진비와 차량 지원만 받았다.

KGC는 4일 안양체육관에서 연세대학교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 찰스 로드(30)와 프랭크 로빈슨(31)이 합류해 치르는 첫 경기라 많은 팬들이 안양체육관을 찾았다. 전 감독은 팬들이 보는 앞에서 벤치를 지키며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내리는 등 평소처럼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가끔씩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지만 연습경기에서 벤치에 앉기는 KGC 부임 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연습경기를 마친 뒤 전 감독은 KGC 조성인 단장에게 자진 사퇴의 뜻을 전했다. 자신이 그토록 기대했던 KGC와의 인연을 경기장에서 마무리 지은 셈이다.

한 농구인은 “감독직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떠날 결심을 하고 마지막은 지도자로서 선수들과 함께하기 위해 연습경기 때 벤치에 앉은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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