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족 막내 조윤지, 4억원 버디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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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챔피언십서 5년만에 우승
4R 버디 9개… 9언더 코스레코드
아빠 야구감독, 엄마 배구감독 출신… 언니도 프로출신 KLPGA 이사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기뻐하는 조윤지. KLPGA 제공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기뻐하는 조윤지. KLPGA 제공
스포츠 가족으로 유명한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는 누구의 딸 또는 동생으로 자주 불렸다. 이제 그는 우승상금 3억 원의 주인공이 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알렸다.

19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4라운드. 2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조윤지는 보기 없이 버디 9개로 코스 레코드인 9언더파 63타를 쳐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역전 우승했다.

2010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조윤지는 그해 볼빅 라일앤스코트오픈에서 첫 승을 거둬 상금 8000만 원과 부상으로 송아지 한 마리를 받으며 대형 루키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5년 가까이 무관에 그치다 총상금 12억 원이 걸린 이번 특급 무대에서 통산 2승째를 거두며 전성기를 예고했다. 상금 랭킹 13위에서 4위(약 4억4000만 원)로 점프한 조윤지는 부상으로 1억 원 상당의 BMW X5 차량까지 받았다.

조윤지는 5월 E1 채리티오픈에서 역대 KLPGA투어 최다인 8연속 버디 기록을 세우는 등 상승세를 탔지만 우승하지 못했다. 뒷심 부족을 드러내던 그가 이번에는 달랐다. 1타 차 선두였던 17번홀(파4)에서 10m 버디 퍼트를 넣어 이 홀에서 4m 버디 퍼트를 놓친 김민선(CJ오쇼핑)을 2타 차로 제쳤다.

프로야구 삼성 감독대행 출신인 아버지 조창수 씨(왼쪽)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배구 동메달 주역인 어머니 조혜정 씨(가운데).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야구 삼성 감독대행 출신인 아버지 조창수 씨(왼쪽)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배구 동메달 주역인 어머니 조혜정 씨(가운데).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조윤지의 아버지 조창수 씨(66)는 프로야구 삼성 감독대행 출신이다. 어머니 조혜정 씨(62)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주역이며 여성 최초로 프로배구 감독(GS칼텍스)을 지냈다. 조윤지의 아홉 살 터울 언니 조윤희(33)는 골프 유망주를 거쳐 KLPGA 이사를 맡고 있다. 막내딸 조윤지는 언니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조윤지는 “부모님이 훌륭한 선수여서 잘 못하면 실망시켜드릴 수 있었다. 하지만 엄마는 우승 못 해도 좋으니 행복하게만 골프하라고 하셨다. 아빠도 운동하는 모습만으로도 좋다며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다. 그런 격려 덕분에 우승이 찾아왔다. 타던 차는 언니에게 선물하고 새 차는 내가 타겠다”며 웃었다. 그는 또 “지난해 말 친구 이정민 프로의 권유로 코치(안성현 프로)를 바꾼 뒤 좋아졌다. 아이언 샷의 임팩트가 좋아져 그린 공략이 쉬워졌고 퍼팅에서 터치감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골프 베스트 스코어가 82타라는 어머니 조 씨는 “윤지가 우승을 못해 골프를 관두려고까지 했는데 너무 대견스럽다”며 흐뭇해했다. 아버지 조 씨의 핸디캡은 30년 넘게 12라고 한다.

서하경(대방건설)은 12번홀(파3·177야드)에서 5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낚았다. 올 시즌 투어 데뷔 후 13개 대회에서 8번이나 예선 탈락하며 1948만 원의 상금을 받았던 서하경은 약 2억 원 상당의 BMW i8 스포츠카를 부상으로 챙겼다.

한편 US여자오픈 우승 후 출전했던 전인지(하이트진로)는 경기에 앞서 탈진 증세로 기권했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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