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이 감독으로? 마이애미의 깜짝 발탁에 현지 언론들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9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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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로리아 마이애미 구단주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구단주로 꼽힌다. 팬들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한다.

로리아 구단주는 18일 성적부진의 책임을 물어 마이크 레드먼드 감독을 해고했다. 레이먼드 감독은 18일까지 16승 22패를 기록했고, 팀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대개 시즌 도중 감독을 해고할 경우 벤치코치가 대행을 맡는다. 한국 프로야구로 치면 수석코치다. 벤치코치는 주로 감독 출신이다. 그러나 로리아 구단주는 팀의 단장(GM)인 댄 제닝스(54)를 감독 자리에 앉혔다. 모든 걸 제 마음대로 하는 로리아 구단주다운 선택이었다.

신임 제닝스 감독은 프로 선수는 물론 코치 경험이 전혀 없다. 고등학교 팀 코치를 한게 지도자 경력의 전부다. 프로에서는 주로 스카우트와 프런트 업무를 담당했다. 마이애미에서는 2002년부터 운영팀 간부로 출발했다. 2007년에는 부단장으로 승격했고, 2013시즌 후 단장에 올라섰다. 로리아 구단주는 오랫동안 프런트로 일하며 행정력을 인정받은 제닝스를 깜짝 발탁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의 평가는 매우 비판적이다.

로리아 구단주는 다소 미신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듯하다. 2003년 시즌 초반 성적부진으로 제프 토보그 감독을 해고한 게 38경기를 마쳤을 때다. 토보그의 성적도 16승 22패였다. 이 때도 구단의 프런트에서 구단주 보좌역을 맡았던 고령의 잭 맥키언(당시 72)을 감독으로 발탁했다. 시즌 도중 사령탑에 오른 맥키언은 남은 경기에서 75승 49패를 작성하며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제닝스도 맥키언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코치나 감독 경험이 없는 지도자를 감독으로 발탁하는 추세가 유행이다. 2008년 돈 매팅리는 조 토리의 뒤를 이어 LA 다저스 감독으로 선임됐는데 당시 LA 타임스는 매팅리가 트리플A 감독도 맡은 적이 없다며 비판의 칼을 세운 적이 있다. 요즘은 마이너리그 감독은 고사하고 코치 경험도 없는 야구인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티니, 디트로이트 브래드 아스머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로빈 벤추라, 5일 시즌 도중 밀워키 지휘봉을 잡은 크레이그 카운실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프런트에서 구단행정을 지켜봤다는 점이다. 시즌 후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제닝스 감독은 19일 애리조나와의 감독 데뷔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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