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리디아 고의 웃음소리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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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스윙잉 스커츠’ 연장 환호
3타 차 열세 딛고 대역전 우승… 2014년 1회 대회 이어 왕좌 지켜
시즌 2승 올리고 상금 선두로

골프에도 궁합이란 게 있다면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찰떡궁합인 대회는 ‘스윙잉 스커츠’인 것 같다.

리디아 고는 2013년 프로 데뷔 후 대만의 골프 사교 모임인 ‘스윙잉 스커츠’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어김없이 좋은 성적을 올렸다. 2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레이크 머세드 골프장(파72·6507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도 예외가 아니었다. 리디아 고는 이날 3타 차 열세를 딛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까지 선두 브룩 헨더슨(17·캐나다)에 3타 뒤진 4위였던 리디아 고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라운드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헨더슨 대신 리디아 고와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툰 선수는 베테랑 모건 프레슬(37·미국)이었다. 둘은 나란히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해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프레슬이었다. 첫 번째 연장에서 프레슬은 3m 거리의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버디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같은 홀에서 열린 2차 연장에서 리디아 고는 세 번째 샷을 컵 1.5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파에 그친 프레슬을 꺾고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2월 호주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이자 LPGA투어 통산 7승째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2000만 원)를 보탠 리디아 고는 시즌 상금 순위(90만8810달러)에서도 선두에 올라섰다.

지난해 창설된 이 대회의 초대 챔피언이었던 그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12월 이 대회는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라는 이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로 열렸는데 당시 챔피언 역시 리디아 고였다. 리디아 고는 당시 프로 전향 선언 후 46일 만에 우승했다.

2차 연장전까지 가는 바람에 그는 동료 한국 선수들의 축하를 받지는 못했다. 동료 선수들이 다음 대회가 열리는 미국 텍사스행 비행기를 타느라 연장전이 끝나기 전 코스를 떠났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는 “연장전의 압박이 심했지만 경기 자체에 집중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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