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IBK 현대건설 범실에 PO 첫판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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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20일 2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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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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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2위팀 IBk기업은행이 첫 번째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뒀다.

IBK는 20일 화성 종합스포츠타운 실내경기장에서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14 10-25 25-23 33-31)로 3위 현대건설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쳤다. 역대 10차례 벌어진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첫 경기 승리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가운데 2차전은 22일 오후 2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 1세트 탐색-IBK가 마음이 급한 현대건설을 압도하다

어쩌면 이번 시리즈의 분위기를 결정할 플레이오프 1차전 첫 세트. 두 팀 외국인선수의 타점은 높았고 파워도 있었다. 몸놀림도 빨랐다. 첫 테크니컬 타임아웃은 8-5 IBk의 리드. 현대건설은 벌써 4개의 범실을 했다.

염혜선은 초반 집중적으로 속공을 노렸다. 양효진의 공격이 김유리의 블로킹에 걸려 6-10으로 벌어지자 양철호 감독은 타임아웃을 불렀다. “어택 커버”를 지적했고 “아쉬움 없이 즐기면서 경기를 하라”고 했다. 플리의 연속 공격범실과 황연주의 공격이 또 블로킹에 걸려서 7-13으로 점수차가 커지자 2번째 타임아웃이 나왔다. 염혜선에게는 “나쁜 공을 폴리에게 주지 말라”고 했고 폴리에게는 “힘을 빼고 춤추듯이 경기를 즐기라”고 지시했다.

김사니는 데스티니의 입맛에 맞는 공을 꾸준하게 올렸다. 데스티니가 폴리를 앞에 두고 공격을 성공시켜 16-11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데스티니의 7득점 째였다. 채선아가 리시브에서 잘 버텼다. 세트의 주도권을 쥔 IBK는 20-13으로 달아났다. 수비집중력이 좋았다. 현대건설은 폴리의 공격범실이 잦았다. 선수 모두가 마음이 너무 급해 보였다. IBK의 공격 3각편대가 모두 가동되면서 IBK가 25-14로 쉽게 세트를 따냈다.

● 2세트 변화-받는 배구가 되면서 현대건설이 리듬을 되찾다

현대건설이 변화를 줬다. 황연주를 빼고 고유민을 선발로 투입했다. 폴리가 라이트로 나섰다.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플레이가 차츰 정상으로 돌아왔다. IBK는 서브범실이 많아졌다.

3-7에서 이정철 감독이 처음으로 타임아웃을 불렀다. “리듬이 첫 세트와 다르다. 늘어진다”고 지적했다. 8-4로 현대건설이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맞이했다. 현대건설의 블로킹이 터지면서 11-4로 점수가 벌어졌다. 이 감독은 두 번째 타임아웃을 또 불렀다. 다시 한 번 리듬을 찾으라고 했다. IBK는 박정아가 레프트에서 계속 폴리에 막혔다. 현대건설은 한유미가 레프트에서 점수를 잘 뽑아줬다. 16-6의 일방적인 스코어. 주도권을 잡은 현대건설은 25-10으로 세트를 만회했다.

고유민의 리시브와 5개의 블로킹, 한유미의 노련미가 반격의 실마리였다.

● 3세트 서브-서브로 주도권을 주고받은 끝에 IBK가 웃다

초반 두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모두 정심판정을 받아 기회를 한 번씩 날렸다. 5-7에서 김유리의 연속 서브가 경기의 균형을 맞춰줬다. 양철호 감독은 첫 테크니컬 타임아웃 때 모든 선수들의 어깨를 어루만져주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다. 1,2세트와는 달리 팽팽했다. 12-11에서 김사니의 서브가 터지자 양철호 감독은 타임아웃을 불렀다. 리시브 포매이션을 수정해줬고 “즐겁게 경기해라. 괜찮아”라며 격려했다. 12-14에서 양효진이 연속 서브로 14-14 균형을 맞췄다. 이번에는 이정철 감독이 타임아웃을 불렀다. 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목소리가 높았다. “냉정과 집중”을 주문했다. 양효진이 연속 3개의 디그를 해준 덕분에 16-14로 현대건설 리드.

고유민이 중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내며 현대건설이 18-15로 근소하지만 주도권을 잡았다. 양복 자켓을 벗은 이정철 감독이 다시 목소리를 낮추고 선수들에게 상황에 맞는 동작을 지시했다. 선수들의 마음이 급해진다고 판단한 이 감독이었다. 데스티니가 폴리를 차단해 18-18이 됐고 이후 한 점차의 살 떨리는 마무리 대결이 이어졌다.

21-21에서 오랜 랠리가 오갔다. 멋진 디그로 위기를 막아낸 IBK가 22-21로 앞섰다. 이어 양효진의 공격범실이 나오며 2점차가 됐지만 폴리의 공격과 양효진의 블로킹으로 다시 23-23. 마지막에 웃은 팀은 IBk였다. 데스티니의 공격에 이어 폴리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이정철 감독의 팔이 하늘로 올라갔다.

● 4세트-범실이 현대건설의 발목을 잡다

초반 흐름이 중요했던 현대건설이 8-6으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맞이했다. 6-10으로 점수차가 벌어지자 IBK는 김유리를 빼고 유희옥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김희진이 눈에 띄면서 10-10 동점을 이뤘고 중반 접전에서 데스티니가 중요한 포인트를 내서 16-15로 IBK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맞이했다.

3세트까지 11-1-11득점을 했던 데스티니와 6-7-7 득점을 했던 폴리가 중반 화력대결을 이어갔다. 사실상 여기서 밀리면 1차전 승패는 결판난다는 생각에 진지하면서도 정성을 담아 공격했다. IBK는 김희진의 개인시간차로 먼저 20점에 도달했다. 현대건설도 고유민의 반격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지만 범실이 문제였다. 고유민의 서브 아웃과 폴리의 공격범실로 2점차. 박정아의 밀어넣기가 성공하며 23-20으로 벌어졌다.

현대건설은 김언혜의 서브아웃과 김연견의 슈퍼디그 덕분에 한 점차로 따라붙으며 기사회생의 길을 찾았다. 염혜선의 서브아웃으로 매치포인트에 몰린 뒤에도 폴리의 퀵오픈과 양효진의 서브로 기어코 듀스를 만들었다. 이후 모든 관중이 일어선 가운데 운명을 건 공방이 이어졌다. 무려 8번의 듀스가 이어진 끝에 승자는 IBK였다.

32-31에서 데스티니의 공격이 코트를 벗어났으나 주심은 터치아웃을 선언했다. 순간 IBk 선수들은 모두 두 손을 높이 들고 환호했다. 데스티니는 34득점하며 폴리와의 맞대결에서 세계최고 라이트공격수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현대건설은 블로킹 9-5 서브 6-4로 앞섰으나 범실에서 22-32로 10개 많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양철호 감독은 아쉬움에 고개를 돌렸다.

패장 양철호 감독은 “오늘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지만 선수들이 하나가 돼서 다음 경기의 희망을 봤다. 경기 결과만 아쉬울 뿐이지 모든 것에서 다 잘했다”고 했다. 승장 이정철 감독은 “순간순간 5세트 경기 때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았다. 출발이 너무 좋아 선수들이 방심해서 롤러코스트를 탔다. 3세트에서 물고 늘어지고 차고나가는 자세가 4세트 듀스에서 도움이 됐다. 선수들에게 잘 안 풀렸을 때와 잘 풀렸을 때 교훈을 준 경기”라고 했다.

화성|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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