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초강력 돌풍, 동부산성도 ‘흔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뛰는농구로 높이의 동부 수비 교란… 6점 뒤진 4쿼터서 내외곽 슛 폭발
6강 PO 3연승이어 4강 PO 선승

전자랜드의 리카르도 포웰과 테렌스 레더는 3쿼터 작전 타임 때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얼핏 보면 싸움을 하는 것 같았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경기 뒤 “주장인 포웰이 부진한 레더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뛴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게 우리 팀의 장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나 된 ‘원팀’ 전자랜드가 승리 행진을 이어갔다. 전자랜드는 1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포웰(21득점), 정영삼(18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정규리그 2위 동부를 66-62로 꺾었다. 4강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것은 36회 가운데 25회(75%)였다. 6강 PO에서 정규리그 6위 팀으로는 최초로 3연승으로 시리즈를 마친 전자랜드는 동부까지 격파하며 팀 PO 최다 연승(4연승)을 기록했다.

동부와 전자랜드의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동부산성’으로 통하는 동부는 높이와 수비에 강점이 있다. 올 정규리그에서 유일하게 60점대(69.1점) 실점을 했다. 반면 높이에 약점이 있는 전자랜드는 ‘달리는 농구’를 하며 외곽에서 기회를 만든다. SK와의 6강 PO에서 이긴 것도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며 경기당 11.7개의 3점슛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이날도 고비에서 9개의 3점슛을 작렬시키며 승리를 만들어 냈다. 리바운드에서 31-38로 크게 밀리지 않았던 것도 승인이 됐다.

전자랜드는 1쿼터에만 3점슛 4개(동부는 1개)를 성공시키며 22-17로 앞서 나갔다. 2쿼터 초반 11점 차까지 뒤졌던 동부는 김주성(17득점)이 살아나면서 추격을 시작했다. 3쿼터는 동부의 시간이었다. 시작 3분여 만에 박지현의 3점포로 첫 역전에 성공한 뒤 쿼터 종료 38초를 남기고 데이비드 사이먼(19득점)이 덩크슛을 터뜨려 53-45로 달아나며 승부를 가르는 듯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6강 PO에서 그랬던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포웰이 덩크슛과 골밑 슛을 잇달아 성공해 55-55로 동점을 만들더니, 종료 6분 15초를 남기고 정병국(9득점)의 3점슛으로 경기를 뒤집은 뒤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포웰은 “전자랜드는 여느 6위 팀과는 다르다. 시즌 초반 안방(삼산월드체육관)에서 국제대회가 잇달아 열린 탓에 한 달 넘게 방문 경기만 다녀 성적이 나빠졌다. 그러지 않았다면 3위는 했을 것이다. 전자랜드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는 게 놀라운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전자랜드#돌풍#동부산성#포웰#레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