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홍수환, 길었던 소송 반복 끝에 KBC 회장직서 물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일 17시 41분


코멘트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4전 5기’ 신화의 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홍수환 씨(65)가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조영철)는 이흥재 전 KBC 회장 등 3명이 홍 씨를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및 직무집행자 선임 신청을 일부 인용해 “홍 씨의 회장으로서의 직무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씨 등은 지난해 7월 4일 임시총회에서 홍 씨를 회장으로 선임한 결의가 통과되자 “회원들에게 소집 통지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의사 정족수에 미달해 무효”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재판부는 “당시 회의록에 이사 11명 중 3명만 출석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고, 정관상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으므로 임시총회 결의는 무효라고 봐야 한다”며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또 “KBC의 임원 간 분쟁양상 등을 종합해 보면 홍 씨의 회장으로서의 직무집행을 정지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며 홍 씨의 직무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주장도 받아들였다.

KBC는 오랜 내분을 겪어 왔다. 2009년 임기 1년 9개월 여만에 물러난 김철기 전 회장을 시작으로 여러 번 ‘총회 개최-회장 선임 결의-총회 결의 무효 소송’ 등을 반복해왔다. 2012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홍 씨가 총회를 열어 새롭게 KBC 회장 직을 맡았지만 총회결의 무효 소송에 휘말리면서 대법원 상고심에서 패소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어 2년 뒤 KBC 일부 임원들이 임시총회를 열어 다시 23대 회장으로 선출됐으나 기존 집행부가 제기한 송사에 휘말리면서 또 다시 회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