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골프광 오바마 2년째 ‘그린 정상회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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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뉴질랜드 총리 하와이로 초청… 2014년은 말레이시아 총리와 라운딩

24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 주 카네오헤 만의 해병대 기지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함께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하와이=AP 뉴시스
24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 주 카네오헤 만의 해병대 기지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함께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하와이=AP 뉴시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유명한 ‘골프광’이다. 시도 때도 없는 필드행(行)에 비난 여론이 적지 않지만 그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평소에도 그럴진대 휴가 때는 말할 나위가 없다.

크리스마스이브(미국 현지 시간 24일)에도 그랬다. 매년 겨울 휴가를 고향인 미국 하와이에서 보내는 그는 이날도 오아후 섬 카네오헤 만의 해병대 기지 골프장을 찾았다.

이날 라운딩이 특별했던 건 예상치 못한 동반자와 함께했기 때문이다. AP 등은 “오바마 대통령이 크리스마스이브 오후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함께 필드 위에서 보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골프 동반자들은 대개 정해져 있다. 오랜 친구들 아니면 백악관의 측근 참모들이다.

이날 필드에서 양국 정상의 ‘비공식 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은 때마침 라작 총리가 하와이에서 겨울 휴가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드에서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이맘때엔 하와이에 집을 소유하고 있는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특별 게스트로 초청 받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이 골프를 치면서 국제 현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에는 라작 총리가 내년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의장을 맡는 건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동반자’로서의 오바마 대통령은 실력과 매너 모두 훌륭한 편이다. 핸디캡 17개 내외로 내기가 걸려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자주 라운딩을 하는 한 참모는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라운딩 중반 스리 퍼트를 했다. 라작 총리 역시 곧이어 스리 퍼트를 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라작 총리에게 다가가 가볍게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를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과 장시간에 걸쳐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은 정상이 있다면 연말 휴가를 하와이에서 보내면 될 것 같다. 잊지 않고 가져가야 할 필수품은 당연히 골프 클럽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바마#골프#그린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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