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순 군(16·천안 청수고 1년)은 지난해 여름만 해도 교내 축구 동아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던 어느 날 귓바퀴가 심하게 붓고 고열에 시달렸다. 병원에서는 급성 림프성 백혈병에 걸렸다고 했다. 그 뒤로 임 군은 서울의 병원과 천안 집을 일주일씩 오가며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한때 몸무게가 48kg까지 줄기도 했다. 지금도 학교 수업은 온라인 동영상 강의로 대신한다.
암과 싸우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가 있다면 바로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최태웅(38)이다. 그 역시 2010년 림프암 판정을 받았다. 이제 완치된 상태지만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재발 여부를 확인받고 있다. 최태웅은 7월 31일 임 군을 찾아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 팬과 선수들이 ‘사랑의 스파이크’ 행사를 통해 모은 위로금을 전달했다.
최태웅은 이 자리에서 “나도 운동하면서 암을 이겨냈다. 아프다고 부정적인 생각만 하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기운을 내면 병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에 임 군은 “사실 저도 엄마 몰래 나가서 공을 차고 올 때가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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