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뱀’ 빠진 직구…‘힘’ 빠진 봉중근 구속 저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8월 1일 06시 40분


임창용-봉중근(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임창용-봉중근(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류중일호 마무리 무엇이 문제인가

예전같지 않은 볼끝…직구 스피드 감소
나이 들면서 피로 누적 등 체력문제도
단기전 경험 많아 실전선 제 역할 기대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마무리 삼성 임창용(38)과 LG 봉중근(35). ‘임-봉’ 더블 스토퍼가 잦은 ‘불쇼’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임창용과 봉중근은 30일까지 21세이브, 20세이브를 기록 중이지만 블론세이브도 각 7개, 4개로 많다. 특히 방어율이 높다. 대개 1이닝을 책임지는 마무리임에도 임창용이 5.23, 봉중근이 3.44다. 봉중근의 방어율이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지난 2년간 방어율이 1.18(2012). 1.33(2013)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모습이다. 과연 이들은 올 시즌 리그를 강타한 극심한 타고투저의 희생양인 것일까. 아니면 선수의 문제일까.

● 임창용-봉중근 구위가 떨어졌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차명석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임창용과 봉중근에 대해 공통적으로 “구위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허 위원은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며 “기술과 힘이 좋아진 타자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제구력이 좋든지, 구위 자체가 좋아야한다. 봉중근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구위가 좋은 볼로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가져갔는데 올해는 직구 스피드가 감소하면서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자신 있게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임창용은 빠른 공을 던지고는 있지만 무브먼트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도 “공이 타자들에게 맞아나간다는 것은 구위가 나쁘다는 얘기다. 공이 좋은데 맞을 수 없다”며 “타자들이 이제 웬만한 공은 다 쳐낸다. 제구가 안 좋은데 구위까지 떨어지니 결과가 나쁘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 위원은 “봉중근은 체력문제인 듯 하다. 연투를 할 수 있을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임창용도 이제 마흔을 앞두고 있다. 공의 위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예전만큼 공의 움직임이 변화무쌍하지 않다. 현재 타자들이 직구는 웬만하면 다 치기 때문에 스피드가 떨어지고 밋밋한 공으로는 상대를 이겨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대체 불가한 리그 최고의 마무리들


마무리가 불안하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아시안게임에 뒷문을 책임져야할 임창용과 봉중근의 부진에 우려의 목소리가 큰 이유다. 물론 마무리는 어려운 자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팀의 감독은 “마무리투수를 몇 년 하다보면 구위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고 했다. 또 다른 팀의 투수코치 역시 “심리적 압박감이 심한 자리여서 정신적으로도 지친다. 몇 년간 누적된 피로도를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차 위원은 “다른 누구도 아닌 봉중근, 임창용이 부진해 더 충격이 큰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대체할 투수가 없다는 것에 모두 동의했다. 3명의 해설위원은 “올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임창용, 봉중근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차 위원은 “오승환처럼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현재 임창용, 봉중근이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들 아닌가”라며 “경험이나 노하우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그들을 대체할 투수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위원 역시 “단기전이고, 경험이 많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며 “또 두 투수를 대신해 데려갈 마땅한 인재가 없는 게 사실 아닌가. 아시안게임에 앞서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컨디션을 좋게 만들어서 갈 수밖에 없다”고 믿음을 보였다.

마산|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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