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도 마음껏 웃지 못한 현대캐피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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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결정 1차전 삼성화재에 완승

“경기에서 이겨서 기쁜 것보다 아가메즈를 잃은 게 더 아쉽다. 이런 경기를 뛰려고 한국에 왔는데 못 뛰는 본인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나.”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 팀 감독답지 않게 무거운 말투로 경기 후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그럴 만했다. 전력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29·콜롬비아)가 남은 경기에서 뛰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아가메즈는 현대캐피탈이 10-7로 앞서 있던 1세트에서 발목을 접질려 코트를 떠났다.

김 감독은 “아직 정확한 상태를 보고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아가메즈처럼 100kg씩 나가는 선수는 휴식일이 있어도 낫기 어렵다”며 “남은 경기에서 아가메즈가 못 뛴다고 보고 전략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가메즈 없이 진 것보다는 이긴 게 낫다. 현대캐피탈은 2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삼성화재를 3-0(25-20, 25-19, 25-22)으로 완파했다. 이전까지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9차례 중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건 8번(88.9%)이나 된다.

아가메즈가 빠진 대신 문성민(28)이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문성민은 공격 성공률 60.0%로 19점을 올렸다. 아가메즈 대신 라이트로 뛴 송준호(23)도 11점을 보탰다. 현대캐피탈 세터 권영민(34)은 “삼성화재에서 아가메즈를 막는 수비 연습에 치중했던 것 같다. 그 때문에 국내 선수들만 뛰는 경기에서 혼란을 느꼈을 것”이라며 “2차전에서도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현대캐피탈#아가메즈#문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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