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규리그 막판에는 흔히 ‘줄서기’ ‘눈치싸움’ 등의 단어가 등장하곤 했다. 팀마다 포스트시즌에서 유리한 대진을 얻기 위한 파트너를 저울질하던 시기였다. 플레이오프는 4, 5위 팀이 맞붙은 뒤 승자가 1위 팀과 4강전을 치르고 다른 쪽에서는 3, 6위 팀이 만난 뒤 이긴 팀이 2위 팀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투는 방식.
올 시즌에는 다른 팀을 곁눈질할 여유가 없다. 9일 정규리그 종료를 눈앞에 두고도 1∼6위 가운데 결정된 순위가 전혀 없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어 포스트시즌 대비는 언감생심이다. 4일 현재 1위 모비스와 2위 LG가 정규리그 우승을 다투고 있으며 3위 SK가 한발 물러나 있다.
이날 전자랜드는 연장 끝에 김민구가 27점을 퍼부은 KCC에 83-91로 역전패했다. 오리온스는 인삼공사를 80-71로 꺾었다. 이로써 전자랜드, 오리온스, KT가 나란히 26승 26패로 공동 4위가 됐다. 이 중위권 세 팀과 SK의 승차는 10.5경기 차로 상위 세 팀과 분명한 전력 차를 보이고 있다. 4∼6위 팀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위 팀을 피해야 그나마 4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자랜드는 SK에 1승 4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KT와 SK의 상대전적은 1승 5패이고 오리온스는 SK를 상대로 6전 전패를 당했다. 중위권 세 팀 모두 6위만큼은 피하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예년과 달리 포스트시즌을 향한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해당 감독들이 머리를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6일 오리온스와의 경기가 분수령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자랜드는 시즌 전적 3승 3패인 KT와 동률로 정규리그를 마쳐도 득실차에서 앞서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KT는 동부, LG와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전창진 KT 감독은 “적어도 1승 1패를 기록한 뒤 전자랜드와 오리온스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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