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도 앳돼 보이는 얼굴. 짧게 자른 커트 머리 아래로 검은 눈동자가 초롱초롱하게 반짝인다. 마치 일본 청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씩씩한 여주인공 같다. 일본 시가쿠칸대학교 여자야구팀에서 투수이자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마쓰다 세리카(21) 씨 얘기다.
마쓰다 씨는 26일 전북 익산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에서 열린 ‘2013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주최 LG전자·익산시, 주관 한국여자야구연맹·익산시야구협회) 한·일 교류전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일본 나고야에 있는 시가쿠칸대 여자야구팀은 일본 최초의 대학여자야구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프로선수를 대거 배출해왔고, 어릴 때 야구를 시작해 이미 경력이 10년 이상 되는 선수들도 꽤 많다. 그만큼 실력도 수준급. 한국여자야구연맹의 초청을 받아 지난해 1회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여자야구대표팀과 교류전을 치렀다.
마쓰다 씨는 학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있다. 아직 저학년이지만, 실력이 눈에 띄게 좋은 편이라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초등학교 때는 소프트볼, 중학교 때는 연식야구를 하다가 점점 ‘진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본격적으로 여자야구에 발을 들여 놓은 이유다. 마쓰다 씨는 “야구는 팀으로 함께 하는 운동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이 큰 야구장에서 다같이 호흡을 맞춰 배팅도 하고 수비도 한다는 게 정말 즐겁고 재미있다”며 덧니를 드러내고 활짝 웃었다. 또 “우리 팀은 각 개인의 기량이 뛰어난 팀은 아니지만, 다함께 플레이를 할 때 팀워크와 조직력이 무척 좋은 팀”이라며 “지난해(첫 한·일 교류전)에는 무척 추울 때 경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훨씬 따뜻해서 기분이 좋다”며 덧니를 드러내고 활짝 웃었다.
사실 여자야구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훨씬 활성화돼 있다. 일본은 2010년 여자프로야구리그가 창설돼 점점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고교팀도 9개나 될 정도. 저변 자체가 다르다. 그러나 마쓰다 씨는 2차례 찾은 LG배 대회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단다. “일본에서도 여전히 여자야구선수들을 위한 환경이 열악한 게 사실이다. 정말 좋은 야구장도 많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이렇게 좋은 야구장에서 이렇게 큰 대회가 열리고 있는 한국은 환경이 좋은 것 같다”고 부러워했다.
마쓰다 씨의 꿈은 대학을 졸업한 뒤 프로야구단에 입단해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야구를 단순한 ‘취미’가 아닌 ‘인생’으로 여기고 있다. “나중에는 꼭 국가대표도 해보고 싶다”고 수줍게 털어놓은 그녀는 “지난해에 비해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나중에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다시 한 번 대결해봤으면 좋겠다”며 한국 덕아웃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