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7330] 웅산 “가을산은 나의 수행처이자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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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3일 07시 00분


2년 만에 7집 ‘아이 러브 유’를 들고 돌아온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은 “가을이 되면 감성이 두 배로 폭발하는 것 같다”며 가을산행을 적극 추천했다. 사진제공ㅣ포니캐년
2년 만에 7집 ‘아이 러브 유’를 들고 돌아온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은 “가을이 되면 감성이 두 배로 폭발하는 것 같다”며 가을산행을 적극 추천했다. 사진제공ㅣ포니캐년
■ 재즈보컬 웅산의 산행

힐링을 위한 가을산행 ‘강추’
몸·마음 맑아져 악상 떠올라
집 구할때도 산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재즈 선진국 일본에서도 열광적인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재즈디바 웅산. 그동안 6장의 정규앨범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조금씩 엿보이게 했던 웅산이 2년 만에 7집 ‘아이 러브 유’를 들고 돌아왔다.

웅산의 노래를 들어 본 사람은 다 안다. 그의 샤우팅이 얼마나 통렬하게 듣는 이의 심장을 쳐오는지를, 그의 속삭이는 듯한 읊조림이 얼마나 부드럽게 귓불을 매만지는지를. 10대 시절 비구니 생활을 거쳐 환속한 이력을 지닌 그의 “재즈는 나의 수행”이라는 말이 조금도 거짓이거나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 산은 웅산에게 운동의 장소이자 작업실

2600석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건 100명이 들어서면 꽉 차는 작은 클럽에서건 웅산은 ‘누군가의 힐링을 위해’ 노래를 한다고 했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객석을 스윽 훑어본 뒤 가장 힘들고 지쳐 보이는 사람을 찾는다. 그리고 ‘오늘은 저 사람을 위해 노래하자’고 마음먹는다. 그의 6집 앨범 ‘투모로’는 테마가 ‘힐링’이었다.

그래서일까. 웅산의 7330 추천운동은 산행이다. 그중에서도 힐링을 위한 가을산행이다. 그에게 가을은 각별한 계절이다. 노래를 직업으로 하기 전부터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단다. 비구니가 되기 위해 입산했을 때도, 절을 나온 것도, 재즈가수가 되어 9장의 앨범을 낸 것도 대부분 가을이었다.

웅산은 산 마니아다. “이름에 ‘산’(山)이 들어가서 일까요?”라며 웃는다. 항상 집을 구할 때면 산이 있는 곳을 찾았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남한산성 밑에 위치해 있다.

웅산에게 산은 운동의 장소이자 수행처이며, 연습실이자 작업실이다. 바스락 바스락 밟히는 낙엽,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감으로 물들여지는 가을산은 그 중에서도 최상이다.

산에 오르다 보면 몸과 마음이 투명하게 맑아지며 여유가 잉크처럼 스며드는 걸 경험한다. 이 순간이 미치도록 좋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악상이 흥얼거려진다. 부랴부랴 휴대용 녹음기나 스마트폰을 꺼내 녹음을 해둔다. 웅산의 많은 노래들이 이렇게 산에서 만들어졌다.

● 가을이 되면 감성이 두 배 … 가을산을 닮은 노래들

이번 7집 앨범도 어김없이 가을에 나왔다. 웅산은 “가을이 되면 감성이 두 배로 폭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집 앨범의 테마가 ‘힐링’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웅산의 ‘러브레터’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재즈가 아닌 곳에서 재즈를 찾는 여행. 그 여행지에서 스스로에게 적어 보내는 러브레터다.

“이번 앨범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블루스와 라틴음악을 섞어 편곡한 곡들이 많다. 나만의 색깔이라면 이런 게 아닐까. 강력한 블루스와 독특한 라틴의 색깔이 배어 든 재즈. 산에서 얻는 자유로움과 재즈의 자유로움은 닮은 데가 많다. 나도 궁금하다. 이 자유로움의 끝. 많은 시간이 지난 뒤, 나는 또 어떤 음악의 옷을 입고 있을까.”

그와 헤어진 후 ‘아이 러브 유’를 들었다. 그가 직접 멜로디와 가사를 썼다는 ‘미스터 블루스’, ‘아이 워너 댄스’ ‘미 탱고 트리스테’를 초콜릿을 베어 먹듯 아껴가며 들었다. 웅산의 노래에서 가을 산의 나무향이 났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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