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 쓰는 김신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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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전 절묘한 감아차기 골… “느리고 헤딩만 한다” 평가 재워
홍명보호 탈락 뒤 확 달라진 모습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사진)은 한상운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볼을 살짝 밀어주자 골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찼다. 볼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방문 경기에서 김신욱이 터뜨린 골은 그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김신욱은 그동안 움직임이 느리며 헤딩으로만 골을 넣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큰 키에도 점프에서 밀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 때문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도 테스트 차원에서 김신욱을 한 번 부르고는 시원치 않자 계속 선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신욱은 홍 감독의 ‘버림’을 받은 뒤 오히려 실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김신욱은 김호곤 울산 감독의 지시 속에 일본 출신 도이자키 고이치 피지컬 코치와 함께 매일 저녁 1시간 30분의 특별훈련을 하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물론이고 유연성과 순발력 훈련까지 하고 있다.

이런 훈련의 결과가 서울과의 경기에서 그대로 나왔다. 김신욱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미드필더 못지않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상대 수비수를 달고 중원으로 내려와 또 다른 투톱 공격수 하피냐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후반에는 아예 미드필더가 돼 중원을 지키기도 했다. 김호곤 감독은 “김신욱이 이젠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다. 김신욱이 많이 그리고 폭넓게 움직여주니 공격 전술 활용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울산은 김신욱의 활약 덕택에 서울을 2-0으로 완파하고 승점 58로 포항과 전북(이상 승점 56)을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김신욱은 16골로 득점 1위(17골)인 페드로(제주)를 바짝 추격했다. 김신욱이 요즘같이 계속 업그레이드된다면 팀 우승은 물론이고 득점왕까지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신욱#울산#K리그 클래식#헤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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