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 끝내기 안타… 넥센 ‘산’ 1개 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9일 03시 00분


무안타 부진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해결사로
9회초 동점 따라붙은 두산 4 대 3 힘겹게 따돌려

넥센 이택근은 앞선 4차례 타석에서 삼진 하나를 포함해 무안타에 그쳤다. 중심 타선인 3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래도 팀의 주장인 그는 주눅들지 않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을 독려했다. 결국 마지막에 넥센 팬들이 연호한 선수는 이택근이었다.

넥센이 8일 홈구장 목동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3선승제)에서 두산을 4-3으로 꺾었다. 이택근은 9회 2사 2, 3루에서 두산 마무리 정재훈을 상대로 우익수 앞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2008년 창단 후 6위가 최고 성적이었던 넥센은 초보 사령탑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올해 처음으로 가을잔치에 초대받은 데 이어 데뷔전도 짜릿한 승리로 장식했다.

역대 22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19번(86.4%)이나 된다. 그렇다고 두산이 낙담할 필요는 없다. 최근으로 범위를 좁히면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 그중 두 차례(2009, 2010년)는 롯데를 상대로 한 두산이 주인공이었다.

넥센은 1회말 내야 안타로 출루한 톱타자 서건창이 서동욱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고 4번 타자 박병호의 솔로포로 추가점을 올렸다. 박병호는 두산 선발 니퍼트의 시속 150km짜리 직구를 강타해 준플레이오프 통산 4번째이자 포스트시즌 통산 10번째 데뷔 타석 홈런 기록을 세웠다.

반격에 나선 두산은 2회초 1사 후 홍성흔-이원석-정수빈-양의지가 잇달아 안타를 때려 2-2 동점을 만들었다.

6회말 이성열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한 넥센은 9회초 마무리 손승락이 두산 정수빈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택근의 소중한 한 방으로 연장전 없이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로 뽑혀 상금 100만 원과 100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받은 이택근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내가 제일 긴장했던 것 같다. 앞선 기회를 살리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는데 9회말 타석에 섰을 때 바로 뒤가 (박)병호라 무조건 나한테 승부를 걸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계속 내린 비 탓에 관중은 목동구장 정원(1만500명)의 70% 정도인 7716명에 그쳤다.

2차전은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양팀 감독의 말

▽염경엽 넥센 감독

나이트가 선발로 에이스답게 잘 버텨줬다. 한현희와 강윤구, 손승락까지 마운드에서 제 역할을 해줬다. 손승락이 정수빈에게 동점타를 맞은 건 벤치의 실수다. 중견수 이택근의 수비 위치를 조정했어야 했다.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조직적으로 움직여 선취점을 뽑았고 홈런왕 박병호의 홈런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이택근이 3회 1사 2, 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해 부담을 느끼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주장으로서 좋은 역할을 해줬다.

▽김진욱 두산 감독

좋은 경기를 했는데 마지막이 아쉽다. 심리적으로 박병호의 방망이가 따라 나오게끔 유도를 했어야 하는데 장타를 하나 맞았기 때문에 봉쇄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택근에게 마지막 결승타를 맞은 상황에도 1루가 비어 있었는데 다음 타자가 박병호라 승부를 해야만 했다. 남은 게임에서 잘하도록 하겠다.

이승건·박민우 기자 why@donga.com
#이택근#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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