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수원, 이대로면 희망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8월 30일 17시 14분


코멘트
수원 삼성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정규리그 25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게 충격의 1-3 패배를 당했다. 24라운드까지 쌓았던 승점 40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종전보다 한 계단 떨어진 6위가 됐다. 반면 인천은 수원전 승리와 함께 5위로 뛰어올라 스플릿 시스템 라운드 상위리그(1~7위) 진입을 일찌감치 확정짓고, 다음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인천전에 앞서 대구FC 원정에서 깔끔한 2-0 승리를 할 때만 해도 이렇듯 불안한 상황에 놓이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승점 1만 추가해도 손쉽게 7위 이상 순위를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충격을 당했다. 하위리그(8~14위) 추락도 산술적으로 가능해졌다.

물론 아직까진 하위리그 진입이 더욱 어렵다. 승점 37로 동률을 이룬 채 나란히 7~8위를 마크한 부산 아이파크와 성남 일화에 비해 여러모로 유리한 편이다. 골 득실에서 +9로 상대보다 넉넉하게 앞서있다. 부산은 +5, 성남은 +4. 9월1일 열릴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에서 안방으로 불러들일 전남 드래곤즈에 4~5골차 이상으로 대패하지만 않아도 상위리그에 안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수원은 예전처럼 강한 느낌이 사라졌다. 라이벌 FC서울을 만날 때처럼 끈끈하고 저돌적인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못한다. 특히 인천전은 지나치게 무기력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간절함에서 인천에 밀렸다”고 했지만 수원도 간절했어야 했다.

아쉬움은 또 있다. 수원은 올 시즌 내내 오락가락 행보다. 뚜렷한 전력보강은 없고, 주축을 이뤘던 용병들이 줄줄이 이탈하며 전력이 크게 하락했다고는 해도 잘할 때와 못할 때가 뚜렷하게 대비된다. 그러다보니 연승은 거의 없고, 무승 행진도 잦아졌다.

치고 올라가야 할 타이밍을 번번이 놓친다. 순위도 차츰 추락하더니 엄청난 반전 없이는 우승 다툼이 어렵게 됐다. 반대로 최하위권에서 서울은 한 계단씩 꾸준히 올랐고, 언제든 1위를 넘볼 수 있게 됐다. 뚜렷한 하향곡선에, 또 라이벌의 180도 달라진 모습에 가장 열성적인 수원 팬들은 큰 실망에 빠졌다.

많은 축구 인들이 “수원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선수들은 대개 잘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되면 제 몫을 못한다”고 꼬집는다. 수원이 내보낸 선수들은 다수가 잘 풀렸지만 수원이 영입한 멤버들은 아쉬울 때가 많았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풍성했고, 처우가 좋았던 탓에 해이해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가장 규모가 큰 팀에 있다보니 정신력도 느슨해지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당장 모기업(삼성전자)이 지원을 크게 줄였다. 선수 이적시장 때마다 아낌없이 자금을 풀어 ‘큰 손’으로 통했던 시절은 아련한 추억이 됐다. 구단 사무국과 코칭스태프만 위기의식을 느껴선 안 된다.

선수단부터 정신무장을 단단히 해야 한다. 지금 페이스라면 스플릿 라운드 이후에도 우승 경쟁은커녕,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진입할 수 없다. 명문클럽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가치를 위해서라도 수원 선수단은 더 이상 추락해서는 안 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