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국제대회 무관’ 위기에 놓인 한국 바둑 자존심 되찾을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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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30일 07시 00분


지난 대회 결승전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이세돌(오른쪽)이 대국 후 구리와 복기를 하고 있다. 올해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한국은 삼성화재배에서 마지막 명예회복에 나선다. 사진제공|한국기원
지난 대회 결승전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이세돌(오른쪽)이 대국 후 구리와 복기를 하고 있다. 올해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한국은 삼성화재배에서 마지막 명예회복에 나선다. 사진제공|한국기원
■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내달 2일 개막

한국 13명·중국 15명·일본 3명·미국 1명 티켓 확보
상하이서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본선 32강전
이세돌, 지난해 中 구리에 두 차례 반집승 극적 우승

‘바둑 별들의 제전’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개막식과 본선 32강전이 9월 2일부터 5일까지 중국 상하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다.

전년도 우승·준우승자인 이세돌 9단, 중국의 구리 9단을 비롯해 한국 13명, 중국 15명, 일본 3명, 미국 1명이 삼성화재배의 독특한 본선 진행방식인 더블 일리미네이션(일종의 패자부활전)으로 16강을 가린다.

올해 중국에 밀려 ‘바둑최강국’의 이미지를 구기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삼성화재배가 마지막 명예회복의 기회다. 국제기전은 1988년 후지쯔배와 잉씨배가 효시. 이후 한국은 120차례 열린 국제기전에서 68회(여자대회 제외)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996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은 17년간 매년 한 차례 이상씩 우승하는 연승기록을 이어왔다. 그런 우리나라가 올해 열린 세계대회 개인전에서는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다면, 한국은 17년 만에 국제대회 무관의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된다.

● 무관위기의 한국, “삼성화재배는 무조건 우승한다!”

통합예선에서 6장의 티켓을 확보한 한국은 전기대회 4강에 진출해 시드를 받은 이세돌, 박정환, 최철한과 국가시드로 출전하는 김지석, 강동윤, 조한승, 안성준. 그리고 예선을 통과한 박영훈, 송태곤, 한웅규(이상 일반조), 서봉수(시니어조), 이민진, 오정아(여자조)가 삼성화재배 3연패와 통산 1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올해 한국의 자존심을 한껏 뭉개온 중국도 정예를 앞세워 우승사냥에 나선다. 4년 연속 개막전을 자국에서 개최하는 중국은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한 구리와 중국 랭킹1위 퉈자시 그리고 천야오예, 저우루이양, 스웨 등이 출전한다. 한국보다 2명이 더 많은 15명이다.

바둑국가팀인 ‘고고재팬’(GO 碁 Japan)을 결성한 일본은 다카오 신지, 유키 사토시, 고마쓰 히데키를 앞세웠다. 올해 신설된 월드조에서 1위를 해 본선에 오른 에릭 루이(미국)는 본선 진출자 중 유일한 아마추어 기사다.

이번 대회 총 상금은 8억원,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한중 바둑계를 대표하는 이세돌과 구리가 만나 ‘세기의 반상대결’을 벌인 끝에 이세돌이 2-1로 구리를 꺾고 우승했다. 특히 승리한 1국과 3국이 모두 반집승이어서 ‘3억원짜리 1집’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6강전과 8강전은 10월 8일과 10일 삼성화재 대전유성연수원에서 열린다.

양형모 기자 ranbi361@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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