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월드컵 챔프 日 두번 울린 지소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9일 03시 00분


최종전 2골… 5년만의 승리 이끌어
북한 어부지리 우승… 日 3연패 좌절

여자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을 자랑하는 ‘나데시코(패랭이꽃) 저팬’을 꺾는 ‘유종의 미’로 동아시안컵을 마무리했다. ‘나데시코 저팬’은 일본 여자 대표팀의 애칭이다.

한국은 2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린 지소연(아이낙 고베·사진)의 활약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인 일본 여자축구는 2011년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건 세계 최정상급이다. 한국(16위)이 일본을 꺾은 건 2008년 5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안컵(3-1 승리) 후로 5년 만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한국은 일본과의 상대 전적에서 2승 8무 14패로 절대적인 열세였다.

‘지메시’ 지소연은 전반 14분 프리킥 선제골에 이어 후반 22분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슛으로 2-0을 만드는 추가 골까지 넣으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지소연은 첫 골을 넣은 뒤 일본 관중을 쳐다보면서 일명 ‘산책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산책 세리머니’의 원조는 2010년 5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 때 일본 관중을 바라보면서 보란 듯이 성큼성큼 뛰었던 박지성(퀸스파크 레인저스)이다. 지소연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나를 내려다보는 시선을 많이 느꼈다. 골을 넣어 나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일본 여자축구 나데시코 리그에서 뛰고 있다.

한국(1승 2패·3위)이 대회 3연패에 도전하던 일본(1승 1무 1패·준우승)을 잡아준 덕에 북한(2승 1무)은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한국이 일본에 패했더라면 우승은 골득실 차에서 북한에 앞선 일본 몫이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지소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