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국바둑…삼성화재배 ‘독기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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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23일 07시 00분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전 후 복기를 하고 있는 이세돌(오른쪽)과 구리. 우승상금 3억원이 걸린 ‘반상 대제전’ 삼성화재배가 8월 2일 통합예선전을 시작으로 올해 대회의 화려한 막을 올린다. 사진제공|한국기원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전 후 복기를 하고 있는 이세돌(오른쪽)과 구리. 우승상금 3억원이 걸린 ‘반상 대제전’ 삼성화재배가 8월 2일 통합예선전을 시작으로 올해 대회의 화려한 막을 올린다. 사진제공|한국기원
■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내달 2일 개막

상반기 중국이 패권…자존심 회복의 장
월드조 신설…해외아마 1명 본선행 배려

‘반상 별들의 제전’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8월 2일부터 7일까지 온·오프라인 예선을 통과한 프로와 아마추어가 ‘계급장을 떼고’ 맞붙는 통합예선으로 2013년 시즌의 개막을 알린다.

매년 바둑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온 삼성화재배지만 이번 대회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뜨거움을 넘어 절박함에 가깝다. 그동안 한국이 누려온 세계 바둑최강국의 위상이 올해 들어 급격히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세계바둑계 패권의 주인은 중국이었다. 1월 백령배에서 저우루이양이 우승한 이래 2월 LG배 스웨, 3월 응씨배 판팅위, 6월 춘란배와 TV바둑아시아선수권에서는 천야오예와 이야마 유타가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의 이야마를 제외하면 모두가 중국기사들이다.

한국은 삼성화재배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고 반격의 단초를 마련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삼성화재배 결승에서는 이세돌이 중국의 구리를 꺾고 우승했다. 상징적인 양국 최강자의 맞대결은 ‘세기의 대결’로 큰 화제가 됐다.

● ‘파란 눈의 기사’를 위한 ‘월드조’ 신설

삼성화재배는 1996년 창설된 이래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통해 ‘변화와 혁신의 기전’이라는 명성을 쌓아왔다. 세계 바둑대회 최초로 완전상금제와 아마추어에게도 출전권을 주는 전면 오픈제 도입, 여자조·시니어조 신설, 일종의 패자부활전인 더블 일리미네이션 32강전, 중식시간 폐지 등 삼성화재배가 바둑사에 그어놓은 획은 한 두 개가 아니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삼성화재배는 올해도 또 한 번 신선한 시도에 나선다. ‘월드바둑마스터즈’의 이름에 걸맞은 ‘월드조’의 신설이 그것이다.

월드조는 통합예선전에 별도로 두는 ‘해외 아마추어조’이다. 유럽, 미주에서 초청한 아마추어 기사들이 예선전을 따로 치러 1명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올해 첫 월드조에는 미국, 러시아, 네덜란드, 루마니아, 체코 등에서 8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본선의 막은 9월 3일 중국 상하이에서 올린다. 국내기업이 개최하는 대회의 개막식을 해외에서 여는 것도 삼성화재배의 ‘개성’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삼성화재배는 2010년 쑤저우, 2011년과 2012년에는 베이징에서 해외 개막식을 개최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최근 론칭한 상하이는 삼성화재가 신흥시장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3억원. 지금까지 삼성화재배에서 한국은 11차례, 중국은 4차례 우승했다.

양형모 기자 ranbi361@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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