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손주인 “삼성서 백업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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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9일 07시 00분


■ 2013년 올스타전이 남다른 선수들

두산 오현택 “작년엔 꿈도 못꾼 일”
현재윤, 부상에 첫 출전 기회 날려 아쉬움

프로야구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서보고 싶은 무대가 올스타전이다. 올해는 46명이 ‘별들의 축제’에 초대됐다. 팬 투표와 감독 추천으로 뽑힌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과 설렘을 안고 ‘꿈의 무대’를 밟는다. 이 중에서도 2013년 올스타전이 특별한 선수들이 있다.

LG 현재윤(34)은 2002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팬 투표에 의한 올스타 웨스턴리그 포수 부문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삼성에서 LG로 이적해 제2의 야구인생을 열고 있는 그는 “내 인생에 이런 날도 온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9일 잠실 NC전에서 찰리 쉬렉의 투구에 맞아 왼 손등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더불어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도 무산되고 말았다.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래도 쓰린 속을 애써 달랬다. 팬들의 지지를 받아 올스타에 뽑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윤과 함께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손주인(30)도 웨스턴리그 2루수 부문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LG 열성팬들의 ‘팬심’으로 인한 ‘싹쓸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그는 자격이 있었다. 안정된 수비로 팀의 탄탄한 내야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삼성에선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백업선수에 불과했지만, 새로운 팀에서 숨겨왔던 재능을 꽃피웠고 “꼭 가고 싶다”던 올스타 무대도 밟게 됐다.

두산 오현택(28) 역시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이스턴리그 류중일 감독(삼성)의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에 초대됐다. 올해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올스타전 구원투수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스스로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어필한 덕분에 추천 선수가 됐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군 제대 후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하던 그였다. 그러나 올해 1군 올스타전 출전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고생한 아내와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남편, 아빠가 되고 싶다”던 그의 바람이 하나씩 이뤄지고 있다.

넥센 박병호(27)도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 전반기에도 빼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LG 선수들에게 막혀 올스타 베스트11에 선정되지 못한 대신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초대장을 거머쥐었다. 그는 “자주 나간 선수들은 모르겠지만, 나처럼 가보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의미가 크다. 꼭 참가해보고 싶었다”며 “잘하는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할 수 있어 기대된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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