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우여곡절 끝에 시즌 첫 승, KIA 송은범의 호랑이로 거듭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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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5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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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왼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송은범(왼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 흐름 잘 이어가라.” 13일 광주 NC전 직후, KIA 송은범(29)의 휴대전화에는 짧은 문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해 있었다. 발신자는 고양 원더스 김성근(71) 감독. 이날 경기에서 송은범은 9회 등판해 공 3개로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은 뒤,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이자, KIA 유니폼을 입은 뒤 거둔 첫 승이었다. 14일 광주 SK전은 친정팀과의 경기. 옛 동료들은 앞 다퉈 송은범에게 축하인사를 보냈다. 송은범은 지난달 5일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이후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서서히 호랑이의 발톱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 행운의 첫 승 계기로 패가 좀 풀렸으면…

KIA는 13일 NC전에서 7-2로 앞선 채 9회초 수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마무리 앤서니 르루가 흔들리며 7-7 동점을 허용했다. 송은범은 7-7로 맞선 9회초 2사 1·3루 위기에서 등판해 급한 불을 껐다. 결국 KIA는 9회말 최희섭의 끝내기안타에 힘입어 5연승을 이어갔다. 송은범은 14일 “내 승리는 운이 좋았을 분이다. 팀이 연승을 이어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 상황에서 실점한다면, 경기를 뒤집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불펜이 약했던 KIA는 트레이드 직후 그에게 큰 기대감을 품었다. 그래서 더 팀에 기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송은범은 “사실 내 투구 밸런스를 잃었었다”며 “이 승리를 계기로 패가 좀 풀렸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 KIA가 호랑이를 키우는 법…강훈 속에 자라나는 호랑이의 발톱

KIA로 이적한 이후 송은범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운동량의 증가다. 그는 “매일 30분 씩 긴 거리의 러닝을 한다”며 웃었다. 자연스럽게 체중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몸만들기 하랴, 경기 준비하랴’ 피로감은 있지만, 그는 이 모든 과정을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체력적 한계가 찾아오는 한여름이 되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KIA 조규제 투수코치는 “호랑이 새끼를 절벽에 떨어뜨리는 심정으로, 더 강하게 몰아붙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가시적으로 큰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송은범은 조금씩 공을 던질 때 좋은 느낌들을 회복하고 있다. 조 코치는 “3주 정도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면, 은범이가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내다봤다. 송은범이 제 페이스를 찾는다면, 상승세의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격이다. 송은범은 “호랑이는 원래 날개가 없지 않나. 호랑이의 발톱이 되어야 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광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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