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메이저리그 롱런하려면 투구수 관리 절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4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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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은 13일 애리조나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다 11안타를 허용했다. 안타 허용에비해서는 애리조나의 집중력 있는 타선을 6이닝 3실점으로 잘 막아낸 경기였다. 경기 후 류현진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투구내용을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이 적응 안 된 결과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의 4일 휴식 후 5일 등판이 분명 부담이 되고 있음을 밝힌 셈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5일째 등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류현진의 투구 결과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4일 휴식 후 5일째 선발등판은 6경기를 했다. 3승1패 평균자책점 3.26이다. 투구내용은 38과3분의2이닝에 34안타(3홈런) 14실점 13볼넷 34삼진이다. WHIP(이닝당 안타+볼넷 허용)는 1.216이다. 9이닝 기준 삼진은 7.9개. 삼진/볼넷 비율은 2.62다.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은 4경기에 나섰다. 3승에 평균자책점이 2.03이다. "하루를 더 쉬면 회복도 잘 되고 편안하다"는 류현진의 말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투구내용도 매우 좋다. 26과3분의2이닝에 18안타(1홈런) 6실점 9볼넷 24삼진을 작성했다. WHIP는 1.013이며 9이닝 기준 삼진은 8.1, 삼진/볼넷은 2.67이다.

이 기록대로라면 다음 등판 19일 뉴욕 양키스전은 승패여부를 떠나 투구내용은 애리조나전 보다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류현진의 하루 더 휴식은 심리적인 면이 크다. 2008년 33살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카프스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도 첫해 5일째 등판이 익숙치 않았다. 조 토리 당시 다저스 감독도 이 점을 알고 가급적 구로다에게는 하루 더 휴식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시즌 후 결과는 하루 더 휴식을 취한 6일째 등판이 결코 좋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하는 정상 로테이션을 지켰을 때가 시즌 후 결과로서는 더 좋았다.

데뷔 첫 해 31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구로다는 5일째 등판이20경기였다. 6승7패 평균자책점 4.14였다. 6일째 등판은 7경기에서 1승3패 4.66이었다. 6일 이상은 2경기였는데 2승에 0.67의 완벽투구를 보였다. 구로다는 첫 해 득점지원이 없어 내용에 비해서 성적은 9승10패 3.73에 그쳤다. 득점지원이 3.99였다. 류현진은 현재 4.80이다.

33살에 다저스에 데뷔한 구로다와 26살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과의 차이는 투구 수였다. 투구수를 철저하게 관리한 당시 조 토리 감독은 구로다의 31경기 등판 동안 100개를 넘긴 게 딱 4차례에 불과했다. 110개 이상은 두번이었다. 류현진은 3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100개 이상의 투구수를 보이고 있다. 나이 차이도 감안됐다고 할 수 있다. 토리 감독의 배려 덕분에 구로다는 2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졌고 올해도 6승5패 평균자책점 2.84로 여전히 싱싱한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에서의 롱런이 기대된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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