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때도 안 울었는데… 코끼리 감독 눈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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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13연패 한화, 감격의 첫 승… 김태균 역전 2점홈런 포함 4타점
NC에 0-4로 뒤지다가 6-4로 뒤집어… 김응용 감독, 3116일 만에 승리
넥센 이성열 6호포… 홈런 단독 1위

한국시리즈를 10번이나 제패한 냉철한 우승청부사 ‘코끼리’ 김응용 감독(72)이 눈물을 보였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을 때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이었다. 승리를 이끈 주장 김태균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관중석 여기저기서도 눈물을 흘리는 팬들이 눈에 띄었다. 한화가 16일 안방인 대전에서 지루했던 개막 13연패를 끊는 순간 한화 선수단과 팬들은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울만 했다”며 “초반 실점이 많아 오늘도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감독 생활을 했는데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삼성 사령탑이던 2004년 10월 4일 두산전 이후 8년 6개월 11일(3116일) 만에 승리를 거둔 김 감독은 “그간 너무 많이 패하면서 ‘이게 야구구나’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며 “오늘 승리를 평생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9위 한화와 8위 NC의 경기는 ‘어떤 방패도 못 뚫는 창과 어떤 창도 못 막는 방패의 대결’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다. 물론 이는 한화와 NC가 나란히 연패의 늪에 빠져 있을 때의 얘기다. 지난 주말 창원에서 SK를 상대로 2연승을 기록한 NC는 한화의 창과 방패를 충분히 막고 뚫을 수 있어 보였다.

2회까지는 그랬다. NC는 1회초 한화 선발 바티스타를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1-0으로 앞선 2사 2루에서는 권희동의 평범한 뜬공을 한화 좌익수 정현석이 잡았다 놓치는 황당한 실책에 편승해 2점째를 뽑았다. NC는 2회에도 1점을 보태 4-0으로 달아났다.

고요하던 한화 더그아웃에 생기를 돌게 한 건 간판타자 김태균이었다. 0-4로 뒤진 3회 2타점 2루타를 날려 추격의 불씨를 댕긴 김태균은 5회 자신의 올 시즌 첫 홈런을 역전 결승 2점포로 장식하며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삼진 11개를 솎아 내며 5와 3분의 2이닝을 6안타 4실점(2자책)으로 막고 2연패 뒤 첫 승을 올렸다.

SK는 선발 레이예스의 역투를 앞세워 삼성을 8-3으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레이예스는 3연승을 달리며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넥센은 롯데에 7-4로 역전승했다. 롯데는 5연패에 빠졌다. 4회 솔로포를 터뜨린 넥센 이성열은 홈런 6개로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KIA는 광주에서 LG를 5-2로 꺾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승건·박민우 기자 why@donga.com
#한화#김태균#김응용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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