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비비 꼬이네”… 스크루볼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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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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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지켜본 허니컷 투수코치
“두가지 체인지업으로 타자 현혹… 파워 피처 아니지만 종속 뛰어나”

류현진이 2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실시된 스프링캠프에서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던질 때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든 뒤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공을 잡는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처음 참가한 스프링캠프에서 당시
팀 선배인 구대성으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웠다. 동아일보DB
류현진이 2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실시된 스프링캠프에서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던질 때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든 뒤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공을 잡는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처음 참가한 스프링캠프에서 당시 팀 선배인 구대성으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웠다. 동아일보DB
“류현진은 오프스피드가 아주 뛰어나다. 체인지업은 두 가지를 구사한다. 정상적인 체인지업과 스크루볼과 비슷한 궤적의 체인지업을 던진다. 현재까지 잘 던지고 있고 좀 더 지켜봐야 정확한 류현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배울 게 많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릭 허니컷 투수코치(사진)가 10일(한국 시간) 다저스의 경기를 전담 중계하는 AM 570 KLAC의 릭 먼데이 해설자와 나눈 대화의 한 부분이다.

류현진의 장단점을 지적한 다저스 코칭스태프의 가장 정확하고 냉정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돈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지금까지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는 립 서비스 성격이 강하다. 시즌 초반 부정적인 평가를 할 필요가 없는 데다 2경기에서 결과도 아주 좋았기 때문이다.

허니컷 코치가 지적한 스크루볼은 좌완들이 흔히 구사하는 구종으로 ‘역회전볼’이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반대편 쪽으로 볼이 휜다고 생각하면 된다. 1980년대 ‘페르난도 마니아’ 돌풍을 일으키고 현재 다저스 히스패닉 방송 해설자로 있는 좌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주무기였다. 스크루볼은 1934년 올스타게임에서 5타자 연속 삼진을 빼앗은 칼 허벨(뉴욕 자이언츠)이 원조다. 당시 허벨의 삼진 제물이 된 5명(베이브 루스, 루 게릭 등)은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당대 최고의 타자들이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그립에서 손가락의 힘과 팔 회전에 변화를 줘서 스크루볼을 던진다.

왼손 투수의 스크루볼은 오른손 타자들에게 효과를 보는 구종이다. 통상적으로 스크루볼은 왼손 투수들이 주로 구사한다. 허벨, 발렌수엘라, 류현진은 모두 왼손 투수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이 2경기에서 오른손 타자를 무리 없이 상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스크루볼로 보고 있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의 구속 완급조절을 대단히 높이 평가했다. 허니컷 코치는 “그는 95마일(152km)을 던지는 파워피처는 아니다. 하지만 오프스피드 피칭이 아주 뛰어나다. 시범경기에서 에인절스의 앨버트 푸홀스가 경기 후에 패스트볼 타이밍을 맞출 수가 없었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오프스피드는 구속의 변화다. 투수에게는 로케이션 다음으로 중요하다. 볼만 빨라서는 좋은 투수가 될 수 없다. 류현진이 강속구 투수의 기준이 되는 150km 이상의 빠른 볼을 구사하지 않고도 메이저리그의 강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한 비결이 바로 완급조절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야구인들이 류현진을 보는 시각은 파워피처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교파 투수도 아닌 중간쯤이다. 국내에서는 파워피처로서 삼진을 빼앗는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빠른 볼의 스피드가 그 정도는 아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류현진#체인지업#릭 허니컷#LA다저스#오프스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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