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김연아 “소치에서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0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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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한 '피겨 여왕' 김연아(23)는 20일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선수생활을 기분 좋고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2013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김연아는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곧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올림픽 티켓도 걸려 있고 복귀한 시즌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분이 좋다"면서 "마음의 짐을 하나 덜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도 그랬듯이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준비한 것만 잘하자, 그러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한 김연아는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으로 동계올림픽 준비에 들어간다.

김연아는 "다음 시즌이 선수 생활 마지막인데, 매 대회에 최선을 다하겠다. 남은 대회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연아 귀국 인터뷰 일문일답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소감은?

"오랜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서 나름대로 걱정도 많았다. 아울러 큰 경기 출전이 오랜만이라 잘 준비했음에도 실전에서 실수가 나올까 봐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준비한 만큼 다 보여줄 수 있었고 두 프로그램 모두 실수 없이 기분 좋은 경기 내용으로 우승하게 되어서 매우 기뻤다. 오랜만에 복귀했는데 팬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얻어서 잘할 수 있었다. 2007년부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왔고 지난 대회 빼고는 계속 출전했다. 이번이 제게는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였다. 좋게 마무리해서 더더욱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복귀하고 첫 시즌에 다른 선수들보다는 적은 3개 대회를 치렀지만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기분 좋은 시즌을 지냈다. 마무리 좋게 해서 더더욱 의미도 있고 기억에 남을 시즌, 대회였다."

-밴쿠버 금메달 직후에는 공허함과 허탈감을 털어놨는데, 이번 대회 금메달 직후에는 어떤 감정이 몰려왔나?
"밴쿠버 때는 어릴 때부터 올림픽이 목표였고 마지막 대회라고 여겼기 때문에 허탈감이 컸다. 모든 선수가 올림픽이 끝나면 그런 심리적인 허탈감이나 공허함을 느끼는데 나도 그중의 한 명이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복귀한 시즌의 대회라 그런 건 전혀 느끼지 못했다. 시니어 데뷔 이후에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두 번 다 클린(실수 없이 연기)한적이 거의 없었다. 이번에 좋은 경기, 실수 없는 경기내용과 함께 결과 좋게 나와서기쁜 마음이 제일 컸다."

-향후 계획은.
"휴식을 조금 가질 예정이다. 컨디션 유지를 잘한 뒤 곧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새로운 프로그램과 의상에 대해 구상은 했나? 새 시즌 코치진은.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캐나다에서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올림픽 시즌이라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번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레미제라블'에 대한 평이 워낙 좋아서 그걸 잊게 할 프로그램을 해야 할 것 같다. 신중하게 고민하고회의해서 결정할 것이다. 신혜숙·류종현 코치와 이번 시즌 잘해서 변함없이 다음 시즌까지 함께 할 것 같다."

-성공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훌륭한 선수들이 그렇듯이 좋은 선수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된다. 주변 도움 많이 필요하다. 가족과 코치의 도움, 트레이너들의 도움을 받았다. 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한 선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주변에서 많은 노력을 한다. 선수와 주변 사람들의 합작품이다. 지금의 훈련 환경은 제가 어릴 때보다는 너무나도 좋아진 환경이지만 피겨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진 것에 비해 훈련 시간이나 링크장이 부족하다. 일반 개장도 많이 한다.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대관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선수들에게 좀 더 초점 맞춰서 운영되고 아이스링크도 많이 생겨야 한다. 아울러 해외 전지훈련 기회가 많아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선수들도 더 노력해야 한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큰 대회를 경험하고 멀리 앞을 보고 큰 목표를 잡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윌슨이 새 프로그램의 선곡을 거의 마쳤다고 들었다.
"월슨과 새 프로그램 선곡을 위해 얼굴 맞대고 얘기하면서 음악 많이 듣고 아이디어를 많이 들었다. 확실하게 결정하지 않았다.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건 없다."

-다음 시즌 계획은.
"다음 시즌은 지난 밴쿠버 올림픽 때처럼 똑같이 진행될 것 같다. 그랑프리 시리즈와 올림픽으로 마무리된다."

-그레이시 골드(미국)와 리지준(중국) 등이 롤모델이라고 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이번에 세계선수권대회 갔을 때 느낀 점은 제가 몰랐던 새로운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예전과 다른 분위기라고 느꼈다. 선수들이 어려서 충격이었다. 골드와 리지준 같은 선수들은 소치보다는 평창에서 더 빛날 것으로 생각한다. 시니어에서의 경험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본인들도 노련미 생기고 경험 생기면 지금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롤모델로 생각해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승으로 자신감 커졌을 텐데 올림픽 2연패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은.
"이번 대회 전에는 올림픽보다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올림픽 티켓도 달렸고 복귀한 시즌의 세계선수권대회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결과에 집중할 것 같았고, 나쁜 평가를 받기 싫으니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좀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거 끝나면 마음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짐은 하나 덜었다. 올림픽은 밴쿠버 때도 그랬듯이 금메달 따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이번처럼 '준비한 것만 잘하자, 그럼 좋은 결과 다르겠지' 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대회마다 규모는 다르지만 작은 대회니까 덜 열심히 하고 덜 준비하고 그런 거 없다. 똑같은 대회다. 올림픽도 똑같이 노력해서 최선 다할 거다."

-경기 외 모습으로 관심 받는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생각이 드나.
"지난주에 대회 치르다 보니까 관심들이 쏟아졌다. 친언니 같은 경우는 조금 미안하다. 괜히 나 때문에…. 그런 기사 뜨면 편하지는 않아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 경기에만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

-훈련은 국내에서 계속하나. 올림픽 2연패 말고도 선수로서의 목표나 꿈은 무엇인가.
"훈련은 계속 국내에서 할 계획이다. 신혜수·류종현 코치가 나만 지도하는 게 아니라 다른 선수도 맡는다. 한국에서도 훈련을 잘할 수 있어서 해외에 나갈 필요가 없다. 한국 선수들과 같이 하는 게 좋다. 국내에서 운동하면 편하고 개인 생활도 함께할 수 있어서 전보다 즐겁게 훈련할 수 있다. 안무 작업하러 잠깐 해외로 가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훈련할 것 같다. 다음 시즌이 선수 생활 마지막이라 매 대회에 최선 다하겠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경기 끝나고 점수 나올 때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후회 없이 모든 대회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기분 좋게 행복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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