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우 감독 “장애인들 순수함에서 오히려 제가 배웁니다”

  • Array
  • 입력 2013년 1월 24일 07시 00분


플로어하키대표팀 손원우 감독(왼쪽)은 남다른 책임감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인프라가 확충돼 더 많은 지적장애인들이 플로어하키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사진 제공|손원우 감독
플로어하키대표팀 손원우 감독(왼쪽)은 남다른 책임감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인프라가 확충돼 더 많은 지적장애인들이 플로어하키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사진 제공|손원우 감독
■ 플로어하키 종목 반비팀 손원우 감독

열악한 환경서 세계 중상위권 도약
마음놓고 운동할 공간이 생겼으면…


“제가 일방적으로 돕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배울 때가 많습니다.”

2013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플로어하키 종목에는 강원도 장애인복지관 소속의 반비팀이 출전한다. 반비팀을 이끌고 있는 손원우(33) 감독은 2011아테네하계스페셜올림픽 때는 배드민턴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당시 플로어하키를 접한 손 감독은 귀국 이후 국내에 플로어하키의 씨앗을 심었다.

플로어하키는 마루바닥에서 하는 아이스하키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단, 거친 몸싸움은 허용되지 않는다. 손 감독은 “플로어하키는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운동을 통해 협동심과 사회성을 배우고, 무엇보다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기쁘다”고 얘기했다.

지적장애인에 대한 편견과는 달리, 오히려 지도자가 배우는 점들도 많다. 손 감독보다 나이가 무려 스무 살 가까이 많은 김재영(51)은 운동을 마친 뒤 손수 동료들을 씻겨준다. 맏형의 자상함에 선수들은 모두 미소를 짓는다. 손 감독은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은 무의미한 것 같다. 몸이 성한 사람도 마음에 장애가 있는 경우가 있지 않나. 나 역시 사람이다 보니 나쁜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선수들의 순수함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밝혔다.

플로어로하키가 한국에 들어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재 한국의 실력은 세계 중상위권이다. 이는 열악한 운동여건을 뚫고 이룬 성과다. 플로어하키의 장비 가격은 1인당 50만∼60만원. 골리(골키퍼) 장비는 100만원이 넘는다. 현재 반비팀은 거의 모든 장비를 대여해서 쓰고 있다. 손 감독은 “강원도에 장애인 전용 스포츠재활센터가 없어 운동할 공간을 찾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전영희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