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박지성, 첼시전 막판 투입 레드냅의 ‘히든카드’였다

  • Array
  • 입력 2013년 1월 4일 07시 00분


박지성. 스포츠동아DB
박지성. 스포츠동아DB
“출전 불가”는 연막…3연패 QPR, 첼시에 깜짝 승

퀸즈파크레인저스(QPR)가 2012∼2013시즌 2승째를 올렸다. QPR은 3일(한국시간)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와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에서 1-0으로 이겼다. 작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첼시를 상대로 거둔 QPR의 런던 더비 승리는 현지 언론과 축구팬들, 도박사들의 예상을 깬 엄청난 사건이었다. 무릎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예상되던 박지성도 후반 45분 6경기 만에 교체 투입돼 약 5분여 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위기감 속 깜짝 이변

최근 QPR은 최악의 분위기였다. 3연패라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특히 내용이 좋지 않아 홈 팬들의 질타를 받아왔다. 절박함 속에 여유는 없었다. 첼시 원정은 그래서 더 중요했다. 그래서일까. QPR은 확 달라졌다. 중앙 수비수로 포진한 라이언 넬슨과 클린트 힐은 수차례 몸을 날려 상대의 맹공을 막았고, 부상에서 회복된 골키퍼 세자르도 신들린 선방 쇼를 이어갔다. 벤치에서도 장외 전쟁을 준비했다. 경기를 앞두고 해리 레드냅 QPR 감독은 “첼시 사령탑은 바보라도 할 수 있다”며 제자들의 의지를 독려했다. 반면 핵심 멤버들을 대거 제외한 채 결전에 임한 첼시는 후반 들어 후안 마타와 에당 아자르 등을 한꺼번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으나 이미 승리의 여신은 QPR을 향해 미소를 지은 뒤였다.

○히든카드는 지성?

다윗(QPR)이 골리앗(첼시)을 깨기 위해 준비한 카드는 바로 박지성이었다. 통상 경기 전날(2일) 갖는 지역 기자들과의 공식 회견에서 레드냅 감독은 “박지성이 훈련에 참여했지만 완쾌되지 않아 이번 첼시전에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연막이었다. 맨유 시절, 빅(Big) 클럽에 유독 강했던 박지성을 뺄 이유가 없었다. 결국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레드냅 감독은 후반전 도중 세 차례나 박지성에게 워밍업을 지시했다. 다만 투입 시기를 조율해야 했다. 의외의 선전을 펼치며 팽팽한 흐름을 이어간 때문에 섣불리 교체를 지시할 수 없었다. 결국 박지성은 극히 짧은 시간을 뛰었지만 여전히 팀에서 중용되고 있음을 제대로 증명했다.

런던(영국)|이지훈 통신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