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히딩크 파격 제안에 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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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7시 00분


한국 축구 최고 지도자가 됐지만 홍명보 감독의 도전은 계속된다. 그는 스승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러시아 안지에서 코칭스태프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작은 사진은 히딩크 감독(오른쪽)이 올림픽대표팀이 훈련 중인 파주NFC를 찾아 홍 감독을 격려하는 모습. 스포츠동아DB
한국 축구 최고 지도자가 됐지만 홍명보 감독의 도전은 계속된다. 그는 스승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러시아 안지에서 코칭스태프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작은 사진은 히딩크 감독(오른쪽)이 올림픽대표팀이 훈련 중인 파주NFC를 찾아 홍 감독을 격려하는 모습. 스포츠동아DB
지도자 연수, 왜 러시아 안지인가

올림픽 이후 혼자 유럽 무대 유학 추진
EPL 등 유럽 빅클럽 내부 개방에 난색
옛스승 “훈련·벤치회의 참석 OK” 손짓
홍명보 “내가 생각한 연수 목적에 부합”


사령탑으로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을 일군 홍명보(43) 감독의 위대한 도전은 2013년 새해에도 계속된다. 선수로서, 또 감독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섰고, 숱한 의미 있는 경험을 했지만 ‘배움’과 ‘채움’에 대한 열망은 끊이질 않는다.

이를 채우기 위해 홍 감독이 내린 선택은 유럽 축구 지도자 연수였다. 그는 ‘영원한 스승’ 거스 히딩크(66)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6개월 간 어시스턴트 코치로 활동한다.<스포츠동아 12월22일자 9면 참조>

런던올림픽을 기점으로 홍 감독은 자신의 새 진로를 진지하게 모색했고, 고민 끝에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로 했다. 하지만 마치 여행이라도 온 것처럼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충 둘러보는 건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그가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선택 기준은 간단했지만 명확했다. 바로 ‘내부인과 같은 외부인이 되자’는 것. 이를 충족시킨 뒤 ▲벤치 선택을 직접 살피고 그 이유와 결과를 확인하자 ▲선진 구단 운영 방식과 선수단 관리 노하우를 살피자 등이 지도자 연수의 목적이었다.

○안지행…더 큰 밑그림 그리기 위한 선택

유럽행을 결심한 홍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힘으로 지도자 연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팀을 찾는 과정에서 지인들도 흔쾌히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지도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혔다. 프란츠 베켄바우어(독일 바이에른뮌헨 회장)를 비롯,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 감독)와 핌 베어벡(전 모로코 올림픽대표팀 감독) 등 모두가 편안한 안주를 포기한 홍 감독의 노력을 높이 샀다. 이들은 홍 감독과 런던올림픽 동메달 축하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지도자 연수 의지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우선 행선지로 염두에 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중심으로 홍 감독은 유럽 클럽 2∼3곳과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보안’을 워낙 중요시하는 유럽 클럽들은 쉽게 이방인에게 내부 개방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어렵사리 인연이 닿은 곳이 바로 안지였다. 히딩크 감독은 옛 제자에게 팀 공식 훈련과 코칭스태프 회의까지도 참석해도 좋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둘이 지도자 연수와 관련한 교감을 나누기 시작한 건 올해 7월 열린 2002한일월드컵 10주년 기념행사 때부터였다. 히딩크 감독은 2012∼2013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을 영원히 떠나지만 안지의 스쿼드가 워낙 풍성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에 올라있어 홍 감독의 연수 목적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홍 감독은 “(구단 내부에서) 감독의 생각, 이에 대한 결과와 판단에 대한 이유, 내가 감독으로서 생각한 부분이 유럽에서는 어떻게 작용하는지 직접 살피고 싶었다. 외국인 감독들을 모시고 대표팀 코치를 경험했기에 의사소통은 문제없다. 배움의 자세로 직접 보며 견문을 넓혀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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