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퀸’ 양효진, 손 모양마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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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0일 07시 00분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은 4년 연속 블로킹상을 꿈꾸고 있다. 특히 세트당 1개 이상의 블로킹을 기록하겟다는 다부진 각오다. 스포츠동아DB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은 4년 연속 블로킹상을 꿈꾸고 있다. 특히 세트당 1개 이상의 블로킹을 기록하겟다는 다부진 각오다. 스포츠동아DB
블로킹상 4연패 기대…세트당 1개 벽 돌파 관심
상대 세터 습관까지 분석…“집착은 버려” 여유


“상대 세터의 움직임까지 읽는다.”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190cm)이 4년 연속 블로킹상 수상과 세트당 평균 1개 이상의 블로킹이라는 대기록 수립을 향해 순항 중이다. 양효진의 기록을 살펴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19일 현재 세트당 1.053개로 블로킹 부문 1위다. 2위 김희진(0.707개·기업은행)과 격차도 크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여자부에서 세트당 1개 이상의 블로킹을 기록한 선수는 아직 없다. 남자부에서도 방신봉(2006∼2007시즌, 1.093개) 뿐이다.

○세트당 1개의 벽 넘고 싶다

양효진은 2010년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여자배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2009∼2010시즌 세트당 블로킹 0.98개를 기록하며 동료들로부터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반드시 세트당 1개의 벽을 넘고 싶다”며 목표를 분명히 했다. 그 뒤 3시즌 만에 다시 자신의 목표에 근접해가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가능하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흔들렸다. 욕심과 부담감이 너무 컸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은 “초반 팀이 다소 침체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블로킹인데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힘들어했다”고 했다. 황 감독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라고 충고했다. “너는 최고의 센터다. 어떤 선수가 너를 앞에 두고 볼을 때리겠나. 피해갈 수밖에 없다. 지금 블로킹이 뜻대로 안되는 것은 그런 이유다”며 다독였다. 양효진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 집착했던 것 같다”며 스스로를 다잡았고, 심리적인 여유를 찾고 난 뒤 리듬을 회복했다.

○양효진이 센터로서 최강인 이유

양효진이 무려 4시즌 동안 국내 최고의 센터로 군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황 감독은 “흔히 말하는 블로킹에서의 손모양이 예쁘고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각고의 노력도 뒤따랐다. 양효진은 상대방 공격수의 특징과 어떤 코스를 선호하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한다. 감독과 전력분석관이 아무리 상대의 기술적인 특성을 설명해도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양효진은 언제나 비디오 분석을 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황 감독은 “세트당 블로킹 1개가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를 읽어내는 눈과 판단력이 빨라야 가능한 일이다. 요즘 효진이의 플레이를 보면 상대 세터가 토스하는 모션과 습관까지 읽어낸다. 0.1초만 늦어도 블로킹에 맞고 튀는 확률이 높아지는데, 효진이는 그런 부분에서 한 수 앞선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양효진이 여자부 최초로 세트당 블로킹 1개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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