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송승준 “퍼스전 준비? 공 9개 던진 게 전부”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9일 07시 00분


8일 저녁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2아시아시리즈 롯데와 호주 퍼스히트의 경기에서 5회말 1사 후 퍼스 타자 벨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롯데 선발 투수 송승준의 퍼펙트가 깨지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직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8일 저녁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2아시아시리즈 롯데와 호주 퍼스히트의 경기에서 5회말 1사 후 퍼스 타자 벨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롯데 선발 투수 송승준의 퍼펙트가 깨지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직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최악의 컨디션…자체 평가전 1이닝 등판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승부근성 살아나
변화구 주효…포크볼 커브에 헛스윙만


롯데 송승준(32·사진)은 올 시즌 7승(11패)에 그쳤다. 2008년부터 이어져온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가 올해 끊어졌다. 그러나 163이닝을 던져 방어율은 3.31이었다. 2007년 롯데 입단 이후 가장 좋은 방어율이었다. 롯데의 정규시즌 투수 MVP(최우수선수)는 용병 유먼(13승7패·방어율 2.55)이겠지만, 포스트시즌에선 송승준이 에이스였다. 현재 연봉 3억원인 송승준과 롯데의 올 겨울 연봉협상이 흥미롭게 됐다.

○최악의 컨디션에서 최선의 결과

송승준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SK와의 플레이오프(PO) 총 4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넘나드는 전천후 등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10월 29일 PO 5차전에서 불펜투입 이후 야구공을 쥐지 않았다. 아시아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자체 평가전에 한 차례 등판해 1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다. 8일 퍼스 히트(호주)와의 2012아시아시리즈 B조 1차전을 앞두고 송승준은 “그때 9개를 던진 게 전부였다”며 걱정했다.

한번 떨어진 컨디션을 11월에 실전용으로 올리려니 몸이 따라주지를 못했다. 일찌감치 퍼스전 선발 등판을 통보 받았지만 컨디션이 안 올라온 탓에 불펜피칭조차 변변히 못했다. 그래서 송승준은 이날 일부러 덕아웃에 서서 퍼스 선수들의 타격훈련 장면을 유심히 지켜다. 그는 “재작년 호주 교육리그에서 봤던 선수들도 있어서 우리 선수들이 얕보는데, 만만치 않다”고 경계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확신을 못했기에 “포스트시즌 때보다 더 떨린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막상 마운드에 오르자 송승준의 ‘사나이 근성’에 발동이 걸렸다. 초구 직구가 시속 146km를 찍었다. 송승준의 포크볼과 커브에 퍼스 타자들은 연신 헛스윙만 해댔다. 결국 송승준이 6이닝을 3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냈다. 그 사이 롯데 타선은 10안타로 6점을 뽑아내 어렵지 않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롯데에 아시아시리즈 첫 승 안긴 역투

송승준은 5회말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해냈다. 롯데는 1회초 2사 후 손아섭∼홍성흔의 연속안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로는 적시타가 없었는데, 송승준이 완벽하게 퍼스 타선을 막아준 덕분에 우세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1-0으로 앞선 4회초 2사 만루서 조성환은 2타점 중전적시타로 롯데에 아시아시리즈 첫 승에 대한 확신을 안겼다. 6회초 추가 3득점으로 송승준이 더 이상 던질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롯데 권두조 감독대행은 첫 경기인 퍼스전에 송승준을 투입할 정도로 첫 승에 집착했다. 첫 경기를 이겨야 그 다음이 있다는 절박함이었다. 최악의 조건에서 송승준의 혼신투는 롯데를 구했고, 나아가 한국프로야구의 명예를 지켰다. 송승준은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데일리 MVP 상품 와이프 줄것”

○롯데 송승준 코멘트=마운드에 오르니 옛날 미국에서 처음 던질 때의 기분이 되살아나 설레는 마음으로 던졌다. 몸 상태가 시즌 때처럼 안 좋아서 걱정 많이 했는데, 잘 돼서 다행이다. 포수 강민호와 상의해서 직구보다 변화구 위주로 간 것이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곁에 있던 황재균이 데일리 MVP 상품인 로봇청소기를 달라고 하자) 와이프 줘야 된다.(웃음)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