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 속에 펼쳐진 황홀한 신세계… 장하나 KB챔피언십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9일 03시 00분


‘장타 소녀’ 장하나(20·KT)가 2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B금융 STAR 챔피언십에서 5언더파 211타로 우승한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고등학생이던 3년 전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종 라운드에서 서희경(26·하이트)에게 역전패했던 장하나는 KLPGA투어 첫 우승을 확정지은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KLPGA 제공
‘장타 소녀’ 장하나(20·KT)가 2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B금융 STAR 챔피언십에서 5언더파 211타로 우승한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고등학생이던 3년 전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종 라운드에서 서희경(26·하이트)에게 역전패했던 장하나는 KLPGA투어 첫 우승을 확정지은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KLPGA 제공
“가르칠 게 없는 선수다.”

2004년 처음 한국을 찾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는 어린이 클리닉에서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장하나(20·KT)의 드라이버 샷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장하나는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평균 26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쳤다.

장하나는 어릴 때부터 힘을 타고났다. 팔씨름에서 그를 당할 아이가 없었을 정도였다. 스케이트 선수 출신 아버지 장창호 씨(61)와 농구 선수 출신 어머니 김연숙 씨(61) 사이에서 태어난 덕분이었다. 아버지 장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팔씨름에서 유도부 남자애를 이기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국가대표로 승승장구했던 장하나였지만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서는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열린 5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8년 전 우즈를 놀라게 했던 그 소녀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STAR 챔피언십에서 잠재력을 되찾았다. 장하나는 28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5언더파 211타로 김하늘(23·비씨카드) 등 2위 그룹 3명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하며 1억4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자신의 장점인 드라이버 샷을 되찾은 게 결정적이었다. 한창 외모에 신경 쓸 나이가 된 장하나는 지난해 겨울 다이어트로 10kg가량을 줄였다. 이는 곧바로 드라이버 샷 비거리 감소로 이어졌고 시즌 초반 고전하게 된 원인이 됐다. 하반기부터 원래 체중을 되찾은 장하나는 이번 대회에서 평균 270야드가 넘는 장타를 때리며 쉽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장하나는 “다른 선수들이 롱 아이언을 잡을 때 나는 웨지나 쇼트 아이언을 잡았다.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주목을 받아 자만했고 거만했다. 올해 상반기에 부진하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마음먹은 게 좋은 성적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양제윤(20·LIG손해보험)은 4∼7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는 등 5타를 잃으며 김하늘, 김현지(24·LIG손해보험)와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장하나#장타 소녀#KB챔피언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