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위치 까다롭다”… 오버파 속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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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지 핀 꽂아 선수들 애 먹어… 한국오픈 1R 강경남 단독선두

“(핀 포지션이) 마치 그린키퍼가 부부싸움한 후 꽂아 놓은 것 같았다.”(양용은·40·KB금융그룹)

“이 정도 핀 포지션이면 최종 라운드에나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배상문·26·캘러웨이)

18일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7225야드)에서 열린 한국오픈 1라운드에서 출전 선수들은 모두 핀 위치의 까다로움에 혀를 내둘렀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일본의 슈퍼스타 이시카와 료(21)는 “이런 게 ‘한국 스타일’인가 싶다”고 했다.

대회 조직위 측은 이날 핀을 모두 앞쪽 또는 뒤쪽에 꽂아 놓았다. 그것도 경사지의 한가운데 핀을 꽂아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홀을 빗나간 공이 아래로 흐르는 경우도 종종 나왔다.

4오버파를 쳐 공동 44위에 그친 이시카와는 “핀이 언덕 한가운데 꽂혀 있다 보니 어느 위치에서 퍼팅을 하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굽은 라이를 읽어야 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시카와는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연습 그린으로 이동해 한동안 퍼팅 연습에 열중하기도 했다.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대부분의 선수가 좋은 스코어를 내지 못했다. 2008, 2009년 이 대회 챔피언이자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었던 배상문은 무려 8타를 까먹는 최악의 플레이를 했다. 공동 82위에 머문 배상문은 “8번홀에서 티샷한 공을 잃어버린 후 ‘멘붕(멘털 붕괴)’에 빠졌다. 하나부터 열까지 잘 안됐다. 샷도 안 좋은 와중에 핀 위치까지 어려워 더 고전했다. 내일부터 잘 치겠다”고 했다. 양용은은 8번홀(파5)에서 3번째 벙커샷을 이글로 연결하면서 2오버파로 비교적 선전했다.

이날 출전선수 117명 가운데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3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선 강경남(29·우리투자증권)과 1언더파를 기록한 개릿 사프(미국) 등 2명밖에 없었다.

강경남도 어려운 핀 위치 때문에 고전했지만 10m가 넘는 롱 퍼트를 여러 차례 홀에 집어넣어 언더파를 칠 수 있었다. 강경남은 13번홀(파3)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렸으나 15m 퍼트를 홀에 집어넣어 보기로 막았고, 15번홀(파4)과 16번홀(파3)에서는 모두 15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핀 포지션#오버파#경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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