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덕한, 용틀임… 9회 결승포, 연일 장타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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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강민호 대신 출전해 친정 두산에 비수 꽂아… 홍상삼 연이틀 홈런 맞아
롯데 2연승… PO행 1승 남아

롯데 팬들의 영원한 응원가 ‘부산갈매기’가 처음 울려 퍼진 것은 패색이 짙어 가던 7회였다. 그리고 9회 다시 한 번 부산갈매기가 터져 나왔다. 롯데가 활짝 웃는 데는 두 번의 부산갈매기면 충분했다. 롯데가 9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2차전에서 두산을 2-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두 팀 선발 투수들은 모두 호투했다. 잘 던졌기에 둘 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두산 선발 노경은은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6과 3분의 1이닝을 6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롯데 선발 유먼도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처리했다.

선취점은 두산 몫이었다. 김현수가 1회 1사 2루에서 깔끔한 안타로 주자 이종욱을 불러들였다. 이후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고 김현수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될 듯 보였다.

하지만 잘 던지던 노경은이 7회에 흔들리면서 롯데에 기회가 왔다. 롯데는 1사 이후 황재균 용덕한(사진) 문규현이 잇달아 안타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상대 실책까지 얻어 1사 만루의 기회를 이어갔지만 조성환이 병살타를 때린 탓에 추가점은 내지 못했다.


전날처럼 연장전으로 이어질 것 같던 분위기는 9회초 바뀌었다. 1사에서 타석에 등장한 용덕한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홈런을 쏘아 올린 것. 용덕한은 1스트라이크 2볼에서 두산의 두 번째 투수 홍상삼의 시속 146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1-1의 팽팽한 균형을 깨는 결승 1점 홈런이었다. 그는 1차전에서 연장 10회 선두 타자로 나가 2루타로 출루한 뒤 결승 득점을 올렸다. 2004년 두산에 입단한 용덕한은 6월 투수 김명성과 트레이드돼 롯데로 옮겼다. 그만큼 두산 선수들을 잘 알고 있었고 이틀 연속 맹타를 휘둘러 롯데의 2연승을 주도했다. 롯데 주전 포수 강민호가 1차전 7회 수비 도중 다치는 바람에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친정 팀에 이틀 연속 비수를 꽂았다.

2차전 최우수선수로 뽑힌 용덕한은 “두산은 내가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팀이다. 뛰었던 팀이라고 해서 특별한 느낌은 없다”고 말했다. 역시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투수 김성배는 7회 마운드에 올라 3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김성배는 1차전에서도 6회 등판해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역전당한 롯데가 분위기를 추스르는 계기를 마련했다. 롯데의 네 번째 투수로 8회 등판한 강영식은 2명의 타자를 상대로 공 9개를 던지고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소 투구이자 최소 타자 상대 승리다.

이날 역전 홈런을 맞은 홍상삼은 준플레이오프와의 악연을 이어갔다. 1차전에서 롯데 박준서에게 통한의 동점 2점 홈런을 얻어맞은 지 하루 만에 결승 홈런을 내줬다. 홍상삼은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홈런 4방을 허용해 이 부문 타이 기록의 불명예를 썼다. 홍상삼에겐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준플레이오프였다.

전날은 4시간 14분이 걸린 연장 혈투였지만 이날 경기는 2시간 56분 만에 끝났다. 3차전은 하루를 쉰 뒤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다.
▼ 양 감독의 말 ▼

2연패 뒤 3연승 또 해낼것

▽김진욱 두산 감독
=1회에 1점 내고 추가점을 못 낸 게 아쉽다. 이후엔 득점할 만한 기회가 없었다. 1점 지키기가 어려웠다. 하위타선 싸움에서 졌다. 우리도 롯데처럼 필요할 때 장타가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이번 엔트리에 없는 김동주 고영민의 공백이 아쉽다. 더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하고 3연승했듯 부산 가서 전력을 다하겠다.

용덕한은 원래 가을 사나이

▽양승호 롯데 감독=용덕한이 강민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말할 수 없이 예쁜 선수다. 용덕한은 원래 가을에 강하다. 두산에 있을 때도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최우수선수상을 탔다. 이런 분위기라면 3차전에서 끝내야 하는데 야구가 감독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 2010년에도 두산에 2승 했다가 3패 했다. 3차전도 긴장 늦추지 않고 1차전 같은 마음으로 하겠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용덕한#홍상삼#롯데#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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