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정 잔혹사, 길어도 너~무 길었다… 최강희 감독 “이번엔 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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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2무2패 그쳐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란 징크스’와의 피 말리는 싸움에 들어갔다.

최 감독에게 17일 오전 1시 30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는 무척 부담스러운 경기다.

한국은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1974년 이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4차례 원정에서 2무 2패. 해발 1300m의 고지라 선수들 호흡이 쉽지 않아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한다. 게다가 10만 명이 꽉 들어차 일방적인 응원을 펼치는 이란 아자디스타디움은 위압적이다.

최 감독은 해외파를 제외한 국내파 선수들을 8일 소집해 그날 밤 이란으로 떠났다. 하루라도 먼저 도착해 현지에 적응해야 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최소한 3주 이상 고지훈련을 해야 한다. 1주일가량의 적응 훈련으로는 큰 효과를 보진 못하지만 심리적으로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김호곤 올림픽팀 감독이 해발 1800m 고지인 중국 쿤밍에서 짧게 전지훈련을 한 뒤 테헤란 원정에서 1-0으로 이긴 사례가 있다. 최 감독도 선수들이 현지 상황을 미리 제대로 인식하고 대비해 투지를 불태우길 바라고 있다.

최 감독은 흔들리는 수비라인을 짧은 기간 안에 안정시켜야 할 과제도 있다. 최 감독은 이란으로 떠나는 8일 리그 중 다친 박원재(전북)와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 대신 박주호(바젤)와 김기희(알 사일랴)를 뽑아야 했다. 최 감독은 “측면 수비수들이 계속 바뀌고 있다.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최종예선이라 매 경기 결승전처럼 준비해야 하는 만큼 수비수들은 계속 경기에 나서 조직력을 쌓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한국으로선 월드컵 본선 진출의 교두보 확보를 위해 이란은 꼭 넘어야 할 상대.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 비겨 이란전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번에는 반드시 이기고 돌아오겠다. 어렵고 힘들었던 역대 이란 원정 결과를 모두 떨치고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A조에서 2승 1무(승점 7)로 이란(1승 1무 1패·승점 4)을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란은 간판스타 알리 카리미(34) 자바드 네쿠남(32) 등 베테랑까지 대거 투입해 한국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상대전적은 9승 7무 9패로 호각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란 원정#최강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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